병뚜껑을 열기 어려워하거나 장바구니를 예전처럼 오래 들지 못하고, 의자에서 일어날 때 손으로 바닥이나 팔걸이를 짚기 시작했다면 단순히 나이가 들었다고 넘길 일이 아닐 수 있다. 손아귀 힘을 뜻하는 악력은 일상생활에 필요한 전신 근력 상태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로, 최근 질병관리청도 고령자의 근감소증과 노쇠 위험을 살피는 중요한 단서로 주목했다.
질병관리청이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65세 이상에서 근감소증 유병률은 9.4%였고, 연령이 높아질수록 크게 증가했다. 65∼69세는 4.4%, 70∼74세 7.5%, 75∼79세 9.4%였지만 80세 이상에서는 26.9%까지 높아졌다. 초고령층에서는 대략 4명 가운데 1명꼴로 근감소증이 확인된 셈이다.
악력 변화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65세 이상에서 악력 저하율은 17.5%였으며 남성 16.0%, 여성 18.7%로 나타났다. 이번 분석에서는 악력이 저하된 노인의 85%가 근감소증을 함께 가지고 있었다. 특히 65∼74세에서는 악력이 약한 노인의 우울장애 유병률이 14.3%로 악력이 정상인 집단보다 7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다만 이런 결과는 악력이 우울증을 직접 일으킨다는 의미가 아니라, 근력 저하와 신체활동 감소 등 여러 노쇠 요인이 함께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해야 한다.
근감소증은 단순히 팔이나 다리가 가늘어지는 현상과는 다르다. 근육량 감소와 함께 근력이 떨어지거나 신체 기능이 저하됐을 때 진단한다. 악력은 남성 28kg 미만, 여성 18kg 미만이면 근력 저하 기준에 해당하며, 의자에서 5차례 일어나는 데 12초 이상 걸리거나 보행 속도가 초당 1m 미만인 경우도 신체기능 저하를 의심하는 기준으로 활용된다. 정확한 진단에는 체성분 검사를 통한 근육량 평가가 함께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