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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하루 2시간 넘긴다면, 노년기 뇌 건강도 살펴야

55세 이상 8만9천여 명 12년 추적, 오래 보는 TV와 과도한 컴퓨터 사용은 치매 위험 증가와 연관

메디닉스 정다빈기자|입력 |조회 0
TV 하루 2시간 넘긴다면, 노년기 뇌 건강도 살펴야
위 이미지는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제작했습니다. [그림=챗gpt ]

은퇴 후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하루 몇 시간씩 TV를 보거나 컴퓨터와 태블릿을 사용하는 중장년층이 많다. 화면을 보며 앉아 있다는 점에서는 비슷해 보이지만 최근 연구에서는 TV처럼 수동적으로 시청하는 활동과 정보를 찾거나 글을 읽는 컴퓨터 활동이 뇌 건강과 서로 다른 관계를 보일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국제학술지 알츠하이머병과 치매에 발표된 연구진은 영국 바이오뱅크에 참여한 55세 이상 성인 8만9,671명을 평균 12.2년 동안 추적했다. 연구 대상은 연구 시작 당시 치매가 없었으며, 정기적인 사회활동이나 여가활동 참여가 적은 사람들이었다. 연구진은 하루 TV 시청과 컴퓨터 사용 시간을 조사한 뒤 이후 발생한 전체 치매와 알츠하이머병, 혈관성 치매 등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TV 시청은 하루 약 2시간 이하에서는 전체 치매 위험 증가와 뚜렷한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지만, 약 2.1시간을 넘어가면서 위험이 높아지는 경향이 확인됐다. 특히 혈관성 치매에서는 TV 시청 시간이 길어질수록 위험이 증가하는 양상이 관찰됐다. 다만 특정 시간을 넘는 순간 갑자기 치매가 발생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연구에서 확인된 시간은 여러 참가자의 생활습관과 질환 발생을 통계적으로 분석해 나타난 지점이다.

컴퓨터 사용에서는 다른 양상이 나타났다. 하루 약 2.4시간 이하의 적당한 컴퓨터 사용은 컴퓨터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 사람보다 전체 치매 위험이 낮은 것과 연관됐다. 반면 사용 시간이 이보다 길어지면 오히려 치매 위험이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연구진은 인터넷 검색과 읽기, 글쓰기, 게임 등 일부 컴퓨터 활동에는 생각하고 판단하는 과정이 포함되기 때문에 단순한 화면 시청과 차이가 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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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컴퓨터를 하루 2시간 사용하면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는 의미도 아니다. 이번 연구는 사람들에게 특정 화면 사용 시간을 배정한 임상시험이 아니라 기존 생활습관을 장기간 관찰한 연구다. 평소 컴퓨터를 사용하는 사람이 교육 수준이나 경제 상태, 인지 기능 등 다른 특성에서도 차이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으며 연구진 역시 화면 사용 시간을 바꾸는 것만으로 치매 위험이 달라지는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중요한 것은 하루 종일 TV 앞에 머무는 시간을 다른 활동과 섞는 것이다. 프로그램 하나를 본 뒤 자리에서 일어나 집 안을 걷거나 가벼운 집안일을 하고, 가족이나 지인과 대화하는 시간을 만드는 방식이다. 컴퓨터를 사용할 때도 몇 시간씩 연속으로 앉아 있기보다 일정한 간격으로 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이 좋다.

화면을 보는 활동의 내용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같은 한 시간이라도 무작정 채널을 넘기며 시청하는 것과 뉴스나 책을 읽고 정보를 검색하거나 온라인으로 사람들과 소통하는 활동은 뇌가 사용하는 과정이 다를 수 있다. 이번 연구가 보여주는 핵심도 화면 자체를 완전히 끊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수동적인 시청이 하루 대부분을 차지하지 않도록 생활을 구성해야 한다는 데 있다.

특히 사회활동이 적고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은 중장년층이라면 TV 시청만 줄이는 것보다 산책과 취미, 사람과의 교류, 독서 등 다양한 활동을 함께 늘리는 접근이 필요하다. 건강한 노년기 생활은 화면을 몇 시간 봤는지만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하루 동안 얼마나 움직이고 생각하고 사람들과 연결됐는지를 함께 살펴보는 데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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