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산책을 다녀온 반려견이나 반려묘가 자꾸 발을 핥고 다리를 절뚝거린다면 발가락 사이 피부 상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비에 젖은 발을 제대로 말리지 않고 방치하면 발가락 틈새 피부가 붉어지고 짓무르는 지간습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장마철 반려동물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계절성 피부 트러블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지간습진은 발가락과 발가락 사이, 발바닥 패드 주변 피부에 염증이 생기는 상태를 가리킨다. 이 부위는 털이 촘촘하고 땀샘이 많아 원래도 습기가 차기 쉬운 구조를 갖고 있다. 여기에 외부에서 묻어온 물기나 진흙까지 더해지면 피부가 짓무르는 조건이 쉽게 만들어진다.
지간습진이 생기는 배경에는 여러 요인이 겹쳐 있다. 젖은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피부 장벽이 약해지고, 그 틈을 타 세균이나 곰팡이가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진다. 여기에 보행 중 반복되는 마찰까지 더해지면 작은 자극도 염증으로 발전하기 쉬워진다.
장마철에는 산책 후 발을 대충 닦고 마는 경우가 많아 이 문제가 특히 두드러진다. 물웅덩이나 젖은 풀숲을 밟고 돌아온 발은 겉보기엔 말라 보여도 발가락 틈새까지는 수분이 남아 있는 경우가 흔하다. 보호자가 발 상태를 눈으로만 확인하고 넘어가면 습기가 오래 갇혀 있는 것을 놓치기 쉽다.

산책 후 발을 대충 닦고 넘어가기 쉬워 [그림=메디닉스DB]
초기에는 발가락 사이 피부가 붉게 변하거나 미세하게 짓무른 정도로 시작한다. 시간이 지나면 반려동물이 발을 자주 핥거나 물어뜯는 행동을 보이고, 걸음걸이가 어색해지거나 특정 발을 드는 모습도 나타날 수 있다. 심해지면 발 냄새가 짙어지고 피부가 짓물러 겉으로도 쉽게 확인된다.
털이 길고 발바닥 패드 사이 털까지 풍성한 견종은 이 부위에 습기가 더 오래 머무르는 경향이 있어 상대적으로 주의가 필요하다. 발가락 틈새를 가려주는 털이 오히려 물기를 가두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나이가 많거나 체중이 많이 나가 보행 시 발바닥에 압력이 집중되는 반려동물도 자극에 취약한 편이다.
지간습진을 초기에 관리하지 않고 방치하면 이차적으로 세균성 또는 진균성 감염이 겹쳐 증상이 더 오래가고 다루기 까다로워질 수 있다. 만성화되면 발가락 사이 피부가 두꺼워지거나 색이 변하는 등 흔적이 남기도 한다. 반려동물이 계속 발을 핥는 행동 자체가 습기와 자극을 더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증상이 오래가면 동물병원 진료가 필요 [그림=메디닉스DB]
예방의 핵심은 산책 후 발을 씻고 완전히 말리는 습관에 있다. 미지근한 물로 발을 헹군 뒤 마른 수건으로 발가락 사이사이까지 눌러 닦아주고, 필요하면 통풍이 잘되는 곳에서 자연 건조 시간을 충분히 갖는 것이 좋다. 드라이어를 사용할 경우 뜨거운 바람보다는 미지근한 바람으로 짧게 말리는 편이 피부 자극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발가락 사이 털이 지나치게 길면 정기적으로 다듬어 습기가 고이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도 방법이다. 실내에서도 발을 디디는 자리가 축축하지 않은지 살피고, 여름철 습도가 높은 날에는 산책 시간과 경로를 조절해 물웅덩이나 진흙탕 노출을 줄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발 매트나 방석 역시 자주 세탁해 습기와 세균이 쌓이지 않도록 하는 편이 좋다.
발가락 사이 붉은기나 짓무름이 며칠 이상 지속되거나 반려동물이 계속 발을 핥고 통증을 보이는 경우, 냄새가 심해지거나 진물이 나는 경우에는 자가 관리보다 동물병원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장마철에는 산책 후 발 상태를 매일 확인하는 짧은 습관만으로도 지간습진을 상당 부분 예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