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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오지 않는 밤이 반복되면 취침 시간만 앞당기거나 수면 보조제부터 찾기 쉽다. 그러나 노년기 건강에서는 밤에 얼마나 잘 자는지뿐 아니라 아침에 일어나고 식사하며 사람을 만나는 시간이 얼마나 규칙적인지도 중요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미주리대학교 연구진은 평균 연령 68.3세인 노인 67명을 조사했다. 참가자 가운데 37명은 불면 증상이 있었고 30명은 비교적 양호한 수면 상태를 보였다. 연구진은 기상과 취침, 식사, 일과, 사회적 교류 등 일상 활동의 규칙성과 통증, 체질량지수, 우울 증상의 관계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행동의학저널에 게재됐다.
불면 증상이 있는 참가자는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통증과 우울 증상을 더 많이 호소했다. 주목할 점은 수면 상태와 관계없이 생활 일정이 규칙적인 참가자에게서 통증과 우울 증상이 상대적으로 적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규칙적인 생활리듬은 낮은 체질량지수와도 연관됐다. 다만 이번 연구는 생활습관과 건강 상태의 연관성을 살펴본 소규모 조사로, 일정한 생활이 통증이나 우울증을 직접 개선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연구진은 일정한 시간에 반복되는 활동이 몸의 생체시계를 맞추는 시간 신호로 작용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기상과 식사, 운동, 사회활동, 취침 시간이 매일 크게 달라지지 않으면 신체가 낮과 밤의 변화를 예측하기 쉬워지고 수면과 기분, 신체 기능을 조절하는 일주기 리듬도 안정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대로 평일에는 일찍 일어나고 주말에는 늦잠을 자는 생활이 반복되면 사회적 시차가 생길 수 있다. 해외여행을 하지 않아도 주중과 주말의 생활 시간이 크게 벌어지면서 몸이 시차 적응과 비슷한 혼란을 겪는다는 의미다. 노년층은 은퇴 후 출근과 등교처럼 시간을 고정해 주던 일정이 사라지면서 식사와 수면 시간이 쉽게 불규칙해질 수 있다.
생활리듬을 바꾸려면 잠드는 시간보다 기상 시간을 먼저 일정하게 맞추는 편이 현실적이다. 아침에 일어난 뒤 햇빛을 보고 정해진 시간에 식사하며, 낮에는 산책이나 장보기, 청소 같은 활동을 배치할 수 있다. 가족과 통화하거나 경로당과 문화센터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등 사회적 교류 시간을 만드는 것도 하루의 흐름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미국 국립심장폐혈액연구소는 불면증 관리를 위해 주말을 포함해 비슷한 시간에 잠들고 일어나는 습관을 권고한다. 식사도 일정한 시간에 하고 늦은 저녁식사를 피하며, 낮 동안 규칙적으로 움직이고 오후 늦은 시간의 낮잠은 줄이는 것이 좋다. 잠들기 전에는 밝은 화면과 카페인, 니코틴, 음주를 피하고 조용한 활동으로 몸을 이완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규칙적인 생활이 모든 불면증과 통증을 해결하는 것은 아니다. 코골이와 수면 중 호흡 멈춤, 다리의 불편감, 야간 통증, 잦은 소변 때문에 잠을 설치는 경우에는 원인 질환을 확인해야 한다. 불면이 장기간 이어진다면 수면제를 임의로 복용하기보다 의료진과 상담하고, 만성 불면증의 우선 치료로 권고되는 인지행동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노년기 건강관리에서 중요한 것은 분 단위로 완벽한 계획을 지키는 일이 아니다. 일어나고 먹고 움직이고 사람을 만나는 시간을 매일 비슷하게 유지해 몸이 하루의 흐름을 예측하도록 돕는 것이다. 특별한 비용이 들지 않는 규칙적인 일상이 수면뿐 아니라 통증과 기분까지 함께 살피는 생활 건강 습관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