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앞에서 일하다 보면 두세 시간이 지나도록 자리에서 한 번도 일어나지 않는 경우가 있다. 퇴근 뒤 운동을 했다는 이유로 낮 동안 오래 앉아 있었던 시간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도 한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서는 하루의 총 운동량뿐 아니라 앉아 있는 시간을 얼마나 길게 이어가는지도 건강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글래스고대 연구진은 영국 바이오뱅크 참가자 9만1,292명의 활동량 측정 자료와 건강정보를 분석해 2026년 7월 국제학술지 플로스 메디신에 발표했다. 참가자들은 손목형 활동 측정기를 일주일 동안 착용했으며, 연구진은 이후 중앙값 12.38년 동안 암 발생과 사망 자료를 추적했다.
연구에서는 깨어 있는 동안 앉거나 기대어 있는 상태가 30분 넘게 이어진 경우를 장시간 좌식 행동으로 분류했다. 분석 결과 이러한 시간이 하루 한 시간씩 늘어날 때마다 전체 암 사망 위험은 약 9∼10% 높게 나타났다. 전체 좌식 시간뿐 아니라 움직이지 않는 시간이 긴 덩어리로 누적되는 방식이 암 발생과 사망 위험에 더 불리하게 연관될 수 있다는 의미다.
반대로 앉아 있는 시간을 움직임으로 바꾼 사람에게서는 낮은 위험과의 연관성이 관찰됐다. 장시간 앉아 있던 시간 가운데 하루 한 시간을 천천히 걷거나 설거지, 다림질과 같은 가벼운 활동으로 바꿨을 때 암 사망 위험은 12% 낮았다. 하루 30분을 보통 속도의 걷기와 같은 중강도 활동으로 바꾼 경우에는 8%, 5분을 달리기와 같은 고강도 활동으로 대체한 경우에는 22% 낮은 위험과 연관됐다.
이 결과가 30분 이상 앉아 있으면 곧바로 암이 생긴다는 뜻은 아니다. 이번 연구는 생활습관과 질환 사이의 연관성을 살펴본 관찰 연구이므로 인과관계를 확정할 수 없다. 활동량도 연구 기간 전체가 아닌 일주일 동안만 측정됐고, 영국 바이오뱅크 참여자가 일반 인구보다 건강관리에 적극적인 집단일 가능성도 있다. 연구진 역시 개인의 암 위험을 수치만으로 단정해서는 안 되며 향후 중재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하루 대부분을 책상에서 보내는 직장인에게는 현실적인 시사점이 있다. 한 번에 긴 운동을 하지 못하더라도 전화 통화 때 자리에서 일어나고, 물을 마시러 걸어가거나 복사와 정리를 나눠 하는 방식으로 좌식 시간을 끊을 수 있다. 집에서는 광고 시간에 움직이고 설거지와 청소를 직접 하는 것만으로도 가벼운 신체활동을 늘릴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모든 움직임이 건강에 도움이 되며 성인은 일주일에 150∼300분의 중강도 유산소 활동 또는 75∼150분의 고강도 활동을 실천하도록 권고한다. 이와 함께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이고 가능한 범위에서 신체활동으로 대체해야 한다고 안내한다. 규칙적인 운동을 하더라도 나머지 시간을 거의 움직이지 않고 보낸다면 생활 전체의 활동량을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건강관리는 퇴근 후 운동 한 번으로 하루 종일 앉아 있었던 시간을 지우는 방식이 아니다. 업무에 집중하더라도 일정 간격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몇 분씩 걷고, 가벼운 집안일과 이동을 생활 속에 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래 앉아 있는 시간을 짧게 끊는 작은 습관이 운동할 시간이 부족한 사람에게 가장 현실적인 출발점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