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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환경, 작은 불빛도 방치하면 안 되는 이유

야간 조명 노출과 심혈관 변화의 연관성 보고, 침실은 어둡게, 기상 후에는 햇빛 충분히 받아야

메디닉스 정다빈기자|입력 |조회 0
수면환경, 작은 불빛도 방치하면 안 되는 이유
위 이미지는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제작했습니다. [그림=챗gpt ]

잠들기 전 스마트폰 화면을 오래 보거나 침실 조명을 켜둔 채 잠드는 습관이 반복되면 수면의 질뿐 아니라 심혈관 건강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빛의 밝기만큼이나 노출되는 시간과 생활 리듬을 함께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근 유럽심장학회 학술지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영국 바이오뱅크에 참여한 40∼69세 성인 1만1000여 명의 야간 빛 노출과 심장 구조, 장기적인 건강 결과를 분석했다. 참가자들은 손목 장치를 착용해 일주일 동안 주변 밝기와 활동량을 측정했고, 연구진은 이후 시행된 심장 영상검사와 최대 10년간의 건강 기록을 비교했다.

분석 결과 밤에 빛에 더 많이 노출된 사람은 좌심실 벽이 두꺼워지고 심장 근육량이 증가하는 등 심장이 지속적인 부담을 받을 때 나타날 수 있는 구조적 변화와 연관성을 보였다. 야간 조명 노출이 많은 집단에서는 심근경색과 뇌졸중,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도 상대적으로 높게 관찰됐다.

주목할 점은 환한 조명만 문제가 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연구에서는 약한 불빛에 해당하는 3럭스 이하의 조도도 심장 변화와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 화면이나 수면등, 창밖에서 들어오는 가로등과 간판 불빛처럼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빛도 수면 중 계속 노출되면 생체리듬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사람의 몸은 낮과 밤의 빛 변화를 기준으로 수면과 각성, 체온, 호르몬 분비를 조절한다. 밤에 빛을 받으면 수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 분비가 억제되고 잠이 얕아질 수 있다. 깊은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하면 교감신경이 활성화된 상태가 이어지고, 야간에 혈압이 자연스럽게 내려가는 현상도 방해받을 수 있다.

다만 이번 연구만으로 야간 조명이 심혈관질환을 직접 일으킨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관찰연구이기 때문에 야간 소음과 교대근무, 신체활동, 주거 환경, 대기오염 같은 다른 요인이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조명을 끄는 것만으로 심혈관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는 뜻도 아니다.

그럼에도 침실의 빛은 비교적 쉽게 조절할 수 있는 생활 요소다. 취침 전에는 천장 조명보다 밝기가 낮은 간접조명을 사용하고, 스마트폰과 태블릿은 잠들기 30분에서 1시간 전부터 사용을 줄이는 것이 좋다. 충전 중인 전자기기의 표시등이나 디지털시계 화면은 침대에서 보이지 않도록 방향을 바꾸거나 가릴 수 있다.

가로등과 간판 불빛이 들어오는 방이라면 암막 커튼이나 수면 안대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야간에 화장실을 자주 이용하는 사람은 낙상을 막기 위해 조명을 완전히 없애기보다 바닥 가까이에 밝기가 낮고 따뜻한 색상의 조명을 설치하는 편이 안전하다.

반대로 아침에는 가능한 한 자연광을 충분히 받는 것이 좋다. 기상 후 창문을 열거나 가벼운 산책을 하면 몸이 낮의 시작을 인식해 생체시계를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된다. 매일 비슷한 시각에 잠들고 일어나는 습관도 중요하다. 주말에 늦잠을 길게 자는 방식보다 평일과 휴일의 수면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편이 수면 리듬 관리에 유리하다.

수면 중 코골이와 호흡 정지, 반복적인 각성, 아침 두통, 심한 주간 졸림이 지속된다면 조명만 조절해서는 해결하기 어렵다. 수면무호흡증이나 불면증 등 다른 수면질환이 숨어 있을 수 있어 의료진의 평가가 필요하다. 건강한 수면은 오래 자는 것만을 뜻하지 않는다. 밤에는 어둡게, 아침에는 밝게 생활하는 기본적인 빛 관리부터 점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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