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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올해 웨스트나일바이러스 감염이 예년보다 이른 시기부터 빠르게 발생하면서 여름철 모기 매개 감염병에 대한 주의가 커지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6월 말까지 최소 48명의 환자가 보고됐으며 이 가운데 38명이 뇌염이나 수막염 등 중증 신경계 질환을 보였다고 밝혔다. 같은 시점의 평균 환자 수가 약 10명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2004년 이후 가장 빠른 발생 흐름이다. 바이러스 활동이 확인된 지역도 23개 주로 최근 10년 같은 시기 가운데 가장 많았다.
웨스트나일바이러스는 감염된 모기가 사람을 물면서 전파된다. 바이러스를 가진 새의 피를 모기가 흡혈한 뒤 사람과 말 등 다른 동물을 물면서 감염이 이어지는 구조다. 사람 사이의 일상적인 접촉으로 쉽게 퍼지는 질환은 아니며, 감염자의 약 80%는 뚜렷한 증상을 경험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발열과 두통, 몸살, 관절통, 구토, 설사, 피부 발진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일반적인 여름 감기나 과로와 비슷해 초기에 구분하기 어렵지만, 고열과 함께 목이 뻣뻣해지거나 의식이 흐려지고 몸의 힘이 빠지는 증상이 생기면 신경계 침범 가능성을 확인해야 한다. 전체 감염자의 1% 미만에서 수막염과 뇌염, 급성 이완성 마비 같은 중증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중증 위험은 60세 이상 고령자와 암·당뇨병·고혈압·신장질환 등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에게 상대적으로 높다. 장기이식이나 면역억제 치료를 받은 사람도 주의가 필요하다. 신경계 감염으로 진행하면 회복 이후에도 근력 저하와 기억력·집중력 문제, 만성 피로가 장기간 남을 수 있다.
현재 웨스트나일바이러스를 직접 없애는 특이 치료제나 사람용 예방백신은 없다. 감염된 환자에게는 수분과 통증 관리, 호흡과 신경계 합병증 관찰 등 증상에 맞춘 치료를 시행한다. 따라서 감염 후 치료보다 모기에 물리지 않는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바이러스를 옮기는 모기는 주로 해 질 무렵부터 새벽 사이 활발하게 활동한다. 야외활동 시에는 허가된 모기 기피제를 노출된 피부에 사용하고 긴소매와 긴바지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숙소와 가정에서는 창문과 출입문의 방충망이 찢어지지 않았는지 확인하고, 화분받침과 양동이, 배수구 주변처럼 물이 고이는 공간을 자주 비워야 한다.
미국의 발생 상황이 국내 유행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미국을 방문하거나 장기간 체류하는 사람은 목적지의 감염병 정보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특히 야외 축제와 캠핑, 낚시, 골프처럼 저녁 시간까지 이어지는 활동에서는 모기 노출이 늘어날 수 있다.
여행 중이나 귀국 뒤 발열과 심한 두통이 나타났다면 방문 국가와 지역, 모기에 많이 물렸는지를 의료진에게 알려야 한다. 고열과 함께 의식 변화, 경련, 심한 근력 저하가 나타난다면 단순한 감기라고 판단해 기다리지 말고 신속히 진료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
미국 CDC의 2026년 감시자료는 7월 28일 기준으로 갱신됐으며, 환자 수는 신고와 검사 과정에 따라 계속 달라질 수 있다. 이번 조기 유행은 모기 매개 감염병의 계절이 예상보다 일찍 시작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여름철에는 여행 여부와 관계없이 모기 활동 시간과 주변의 고인 물을 관리하는 습관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