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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실청을 담그려고 덜 익은 푸른 매실을 다듬던 중 무심코 과육을 베어 물었다가 속이 메스껍고 배가 아팠던 경험이 있다면 청매실에 든 아미그달린이라는 성분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덜 익은 매실을 날로 먹으면 소화기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손질과 섭취 방법에 주의가 필요하다.
매실은 익는 정도에 따라 크게 청매실과 황매실로 나뉜다. 초여름에 수확되는 푸른빛의 청매실은 신맛이 강하고 과육이 단단해 매실청이나 매실주를 담그는 데 주로 쓰인다. 반면 늦여름 들어 노랗게 익은 황매실은 단맛이 강해지고 신맛은 줄어드는데, 이 과정에서 독성 성분도 함께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상대적으로 날로 먹기에 부담이 적은 편이다.
문제가 되는 성분은 아미그달린이라는 물질이다. 아미그달린은 매실을 비롯한 살구, 복숭아 등 핵과류의 씨앗과 덜 익은 과육에 자연적으로 들어 있는 시안배당체의 일종으로, 매실이 익어갈수록 함량이 점차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덜 익은 상태일수록 함량이 높다는 뜻이어서 손질 시 유의할 필요가 있다.
특히 매실 속의 씨앗, 이른바 속씨 부분에는 과육보다 훨씬 많은 양의 아미그달린이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매실청이나 매실주를 담글 때 씨앗을 통째로 넣거나 씨앗이 으깨지도록 다루면 그만큼 아미그달린이 더 많이 우러나올 수 있어 손질 과정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매실 손질 땐 씨앗이 으깨지지 않게 주의 [그림=메디닉스DB]
아미그달린 자체는 독성이 크지 않지만, 사람의 소화 효소나 장내 미생물과 만나면 분해되면서 시안화수소, 이른바 청산 성분이 만들어질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량으로 섭취했을 경우 이 과정에서 생성되는 물질이 소화기와 신경계에 자극을 줄 수 있다. 특히 어지럼증이나 두통 같은 신경계 증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청매실을 날로 많이 먹었을 때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은 메스꺼움과 구토, 복통, 설사 등 소화기 증상이다. 사람에 따라 두통이나 어지럼증을 함께 호소하기도 한다. 대부분은 시간이 지나면 가라앉는 경미한 수준이지만, 다량을 섭취했거나 씨앗까지 씹어 먹은 경우라면 증상이 더 뚜렷하게 나타날 수 있다.
체중이 적은 어린이는 같은 양을 먹더라도 성인보다 체내 농도가 높아질 수 있어 더 주의가 필요한 대상으로 꼽힌다. 매실 장아찌나 매실청을 담그는 가정에서는 아이들이 손질 과정에 함께 있다가 날것을 그대로 집어 먹는 사고가 종종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보호자의 각별한 관심이 요구된다.
전통적으로 매실청을 만들 때 일정 기간 이상 숙성 과정을 거치도록 권해온 것도 이런 이유와 무관하지 않다. 설탕에 재워 상온에서 충분히 발효, 숙성시키는 과정을 거치면서 아미그달린 성분이 서서히 분해되고 매실 조직 밖으로 빠져나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담근 직후 바로 먹기보다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숙성시킨 뒤 섭취하는 것이 안전한 방법으로 권장된다.

충분히 숙성한 뒤 섭취해야 안전 [그림=메디닉스DB]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청매실을 생과일 형태로 날로 먹는 것을 피하고, 매실청이나 매실주, 장아찌 등으로 가공해 충분한 숙성 기간을 거친 뒤 섭취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매실을 구입할 때는 되도록 노랗게 잘 익은 황매실을 고르는 것도 한 방법이다. 특히 껍질이 상하거나 벌레 먹은 매실은 더욱 피하는 것이 좋다.
매실을 손질할 때는 흐르는 물에 여러 차례 씻어 표면의 이물질을 제거하고, 씨앗은 최대한 상처 내지 않고 온전한 상태로 분리하는 것이 좋다. 매실차나 매실 원액을 만들 때도 씨앗을 함께 갈거나 으깨는 조리법은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씻은 뒤에는 물기를 완전히 제거한 다음 손질해야 상하지 않고 오래 보관할 수 있다.
청매실을 날로 먹은 뒤 속이 울렁거리거나 배가 아픈 정도라면 대개 물을 충분히 마시고 안정을 취하면 증상이 완화되는 경우가 많다. 다만 구토나 설사가 반복되거나 어지럼증, 호흡 곤란처럼 평소와 다른 증상이 동반된다면 가볍게 넘기지 말고 가까운 의료기관을 찾아 상담받는 것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