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는 큰 불편이 없지만 계단을 오르거나 빠르게 걸을 때 숨이 차고, 기침과 가래가 오래 이어지는 사람이 있다. 나이와 체력 탓으로 넘기기 쉽지만 흡연 경험이 있거나 먼지와 가스에 자주 노출됐다면 만성폐쇄성폐질환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최근에는 이 질환을 폐만의 문제로 봐서는 안 된다는 국내 연구 결과도 나왔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국내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 2,474명의 임상자료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청구자료를 연계해 분석한 결과를 7월 발표했다. 국제학술지 호흡기 연구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환자의 약 95%가 하나 이상의 동반질환을 가지고 있었으며, 심혈관질환이 가장 흔한 범주로 확인됐다. 특히 심근경색이나 허혈성 뇌졸중이 있는 환자는 이후 1년간 응급실 방문이나 입원이 필요한 중증 악화를 겪을 위험이 더 높았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은 담배 연기와 대기오염, 직업성 먼지·화학물질 등에 장기간 노출되면서 기관지가 좁아지고 폐 기능이 떨어지는 만성질환이다. 처음에는 간헐적인 기침이나 소량의 가래만 나타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평지를 걷거나 옷을 입는 일상적인 활동에서도 숨이 찰 수 있다. 일부 환자는 증상을 담배나 감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검사를 미루기도 한다.
문제는 호흡곤란이 모두 폐 기능 저하만으로 발생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COPD와 심부전, 관상동맥질환 등은 호흡곤란과 운동능력 저하라는 비슷한 증상을 보일 수 있어 어느 한쪽만 확인하면 동반질환을 놓칠 수 있다. 이번 연구에서도 동반질환 부담이 높은 환자의 전체 의료비가 낮은 환자보다 1.63배 많았으며, 고혈압과 관상동맥질환, 허혈성 뇌졸중, 심부전이 있는 환자에서 부담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번 결과는 질환 사이의 연관성을 확인한 관찰 연구로, 심혈관질환이 모든 COPD 악화의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