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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놀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뒤 젖은 수영복을 가방 안에 넣어둔 채 그대로 며칠씩 방치해 두는 경우가 적지 않다. 물기를 잔뜩 머금은 수영복은 세균과 곰팡이가 번식하기에 더없이 알맞은 환경을 제공하며, 방치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심한 악취와 함께 피부 트러블로 이어질 위험이 점점 커진다. 물놀이가 잦아지는 계절일수록 수영복 관리에 좀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영을 마친 직후에는 몸이 피곤하고 다음 일정에 쫓기는 경우가 많아 수영복을 제대로 헹구지 않은 채 그대로 가방에 욱여넣는 일이 흔하다. 특히 야외 수영장이나 해수욕장에서는 따로 씻을 공간이 마땅치 않은 경우가 많아, 물기만 대충 짜낸 수영복을 비닐봉지에 담아 집까지 그대로 들고 오는 일도 잦은데, 이 과정에서 이미 세균 번식이 시작될 수 있다는 점을 놓치기 쉽다.
수영복 소재로 많이 쓰이는 스판덱스나 나일론 등 합성섬유는 신축성이 좋은 대신 통기성이 떨어져 수분이 오래 머무르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습기와 실내와 같은 따뜻한 온도, 피부에서 묻어난 유기물까지 더해지면 세균과 곰팡이가 번식하기 좋은 조건이 두루 갖춰지게 되며, 채 하루가 지나기 전에도 냄새와 얼룩이 눈에 띄게 생겨날 수 있다.
수영장이나 해수욕장의 물에는 다른 이용객의 피부에서 떨어져 나온 각질과 땀, 모래에 섞인 각종 미생물이 함께 섞여 있을 가능성이 있다. 젖은 수영복을 오래 입고 있거나 귀가한 뒤에도 곧바로 세탁하지 않으면 이러한 미생물이 섬유 사이사이에 그대로 남아 시간이 지날수록 조용히 증식할 수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젖은 수영복을 오래 착용하거나 위생 관리를 소홀히 하면 사타구니와 엉덩이 주변에 접촉성 피부염이나 모낭염 같은 트러블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여성의 경우 습한 환경이 오래 지속되면 질염 등 부인과 질환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물놀이가 끝난 뒤에는 되도록 빨리 마른 옷으로 갈아입는 것이 권장된다.

물놀이 직후 맑은 물로 헹구는 것이 첫걸음 [그림=메디닉스DB]
젖은 수영복을 지퍼백이나 밀폐 비닐봉지에 넣어 가방 안에 그대로 넣어두는 습관도 자주 지적되는 문제 가운데 하나다. 밀폐된 공간은 통기가 되지 않아 습도가 더욱 높아지고, 여기에 실내 온도까지 더해지면 곰팡이가 번식하기에 최적의 환경이 만들어진다. 귀가 후 곧바로 꺼내 세탁하지 않고 며칠씩 방치하면 곰팡이 냄새가 섬유에 깊이 배어들어 쉽게 빠지지 않을 수 있다.
수영복을 맑은 물에 한 번 헹구는 것만으로는 섬유에 남은 세균과 염소, 소금기를 완전히 제거하기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미지근한 물에 중성세제를 소량 풀어 손으로 가볍게 세탁하는 방식이 섬유 손상을 줄이면서도 위생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세탁기를 사용하더라도 삶음 코스나 강한 탈수보다는 약한 손세탁 모드를 선택하는 편이 소재 손상을 줄이는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세탁을 마친 뒤 물기를 짤 때 힘주어 비틀어 짜면 신축성 섬유가 손상되고 형태가 변형될 수 있어, 마른 수건으로 감싸 눌러 물기를 제거하는 방식이 더 권장된다. 이후에는 직사광선보다 그늘지고 통풍이 잘되는 곳에서 완전히 말리는 것이 좋으며, 반쯤 마른 상태로 접어 보관하면 다시 습기가 차올라 세균이 다시 늘어날 수 있다.

직사광선 대신 그늘에서 완전히 말려야 [그림=메디닉스DB]
완전히 마르지 않은 수영복을 다시 가방에 넣거나 서랍에 넣어 보관하면 곰팡이 포자가 다른 옷이나 수건으로 옮겨갈 우려도 있다. 여러 벌을 번갈아 입는 것이 여의치 않아 한 벌을 급하게 다시 착용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완전히 건조됐는지 손으로 직접 확인한 뒤 입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른 사람과 수영복을 함께 빌려 쓰는 것도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사람마다 피부에 서식하는 미생물의 구성이 다르고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요인도 제각각이어서, 다른 사람의 수영복을 빌려 입을 경우 피부 트러블이나 감염 위험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수영복을 오래 사용하다 보면 고무 밴드나 안감 부분에 곰팡이가 눈에 보이지 않게 자리 잡는 경우도 있어 정기적으로 안감과 이음새 부분을 뒤집어 살펴보는 습관도 도움이 된다. 색이 변하거나 특유의 퀴퀴한 냄새가 세탁 후에도 가시지 않는다면 위생을 위해 새 제품으로 교체하는 편이 낫다.
물놀이를 마친 뒤에는 가능한 한 빨리 수영복을 맑은 물로 헹구고, 귀가해서는 미루지 말고 곧바로 세탁과 건조를 진행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가장 확실한 예방법이다. 만약 착용 부위에 붉은 발진이나 가려움, 따가움이 며칠 이상 이어지거나 분비물이 동반된다면 자가 관리보다는 피부과나 산부인과 등 의료기관을 찾아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