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ROS1 표적치료제를 사용한 뒤에도 질환이 진행된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선택지가 마련됐다. 미국 식품의약국은 2026년 7월 22일 지데이트로를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ROS1 양성 비소세포폐암 성인 환자의 치료제로 승인했다. 대상은 이전에 한 가지 이상의 ROS1 인산화효소 억제제를 투여받은 환자다.

ROS1 양성 폐암은 ROS1 유전자가 다른 유전자와 비정상적으로 결합하면서 암세포의 성장 신호가 계속 켜지는 유형이다. 비소세포폐암 가운데 일부에서만 확인되는 드문 아형이지만 비교적 젊고 흡연 경험이 적거나 없는 환자에게도 발생할 수 있다. 치료제를 선택하려면 폐암 조직이나 혈액을 이용한 유전자 검사가 필요하다.

지데이트로의 성분명은 지데삼티닙이다. ROS1 단백질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도록 개발됐으며, 기존 약물을 사용한 뒤 나타날 수 있는 일부 내성 돌연변이와 뇌 전이에 대응하는 것을 목표로 설계됐다. 암이 진행된 뒤에도 ROS1 신호에 의존하는 종양을 다시 억제할 수 있는지가 개발의 핵심이었다.

승인은 세계 여러 국가에서 진행된 단일군 1·2상 ARROS-1 임상시험 결과를 근거로 이뤄졌다. 기존 ROS1 억제제로 치료받은 환자 117명 가운데 종양이 일정 수준 이상 줄어든 객관적 반응률은 44%였다. 치료에 반응한 환자 가운데 6개월 시점에 반응이 유지된 비율은 82%, 12개월 시점에는 69%로 보고됐다.

기존의 최신 ROS1 치료제를 사용한 환자에게서도 반응이 관찰됐다. 학술대회에 발표된 분석에서는 레포트렉티닙 치료 경험 환자의 객관적 반응률이 41%, 탈레트렉티닙 치료 경험 환자에서는 47%로 나타났다. 뇌 병변과 G2032R 내성 돌연변이를 가진 일부 환자에게서도 반응이 보고됐지만 대상자 수가 적어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이 결과가 기존 치료제보다 우수하다는 사실을 직접 증명한 것은 아니다. 시험에는 비교약을 투여한 대조군이 없었으며 전체 생존기간이나 무진행 생존기간을 비교한 자료도 제한적이다. 치료 반응률이 의미 있는 신호를 보여줬지만 실제 장기 생존과 삶의 질 개선 효과는 후속 연구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통합 안전성 분석에서 비교적 흔하게 보고된 이상반응은 부종과 말초신경병증, 변비, 피로, 호흡곤란 등이었다. 환자는 손발 저림과 붓기, 호흡 상태 변화를 살펴야 하며 이상반응의 정도에 따라 용량 조절이나 치료 중단이 필요할 수 있다. 다른 항암제와 건강기능식품을 함께 복용하는 경우에는 상호작용 가능성도 의료진에게 알려야 한다.

ROS1 양성 폐암은 모든 폐암 환자에게 같은 항암제를 적용할 수 없다는 정밀의료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처음 진단될 때뿐 아니라 기존 표적치료 후 질환이 진행된 시점에도 내성 유전자와 뇌 전이 여부를 다시 평가하면 다음 치료 방향을 정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번 승인은 미국 내 사용을 허가한 것으로 국내 처방이 즉시 가능해졌다는 의미는 아니다. 국내 도입을 위해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별도 허가와 유통, 급여 평가가 필요하다. 환자가 해외 승인 소식만으로 기존 약을 중단하거나 임의로 새로운 치료제를 구해서는 안 된다.

지데이트로의 등장은 표적치료 후 내성이 생긴 ROS1 폐암에서도 다시 암의 약점을 겨냥하려는 치료 전략이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앞으로는 비교 임상과 장기 추적을 통해 반응이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지, 어떤 내성 유형에서 이점이 큰지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