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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중증질환 치료제 신속심사에 환자 경험 반영

증상과 기능 상태, 삶의 질, 치료 부담까지 GIFT 지정 심사자료로 활용

메디닉스 정동현기자|입력 |조회 0
희귀·중증질환 치료제 신속심사에 환자 경험 반영
위 이미지는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제작했습니다. [그림=챗gpt ]

희귀·중증질환 치료제의 신속심사 대상 지정 과정에 환자가 실제로 겪는 증상과 삶의 질, 치료 과정의 어려움이 공식적으로 반영된다. 임상시험의 수치만으로 충분히 확인하기 어려웠던 치료 부담과 일상 기능의 변화를 제품 개발 초기부터 살펴보겠다는 취지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소속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은 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지원체계인 GIFT에 환자의 경험과 관점을 체계적으로 반영하기 위해 의료제품의 우선심사 지정신청 시 고려사항을 개정했다고 밝혔다.

GIFT는 생명을 위협하는 중대한 질환이나 희귀질환 치료제 가운데 혁신성이 뛰어난 의료제품을 신속하게 심사하고 제품화를 지원하는 제도다. 치료 선택지가 부족하거나 기존 치료만으로 충분한 효과를 얻기 어려운 질환에서 환자의 치료 접근 시기를 앞당기는 것이 목적이다.

이번 개정의 핵심은 GIFT 지정 신청서에 환자경험자료 체크리스트를 신설한 것이다. 제약사는 보유하고 있는 환자경험자료의 유형과 제출 여부를 표시하고 관련 자료를 신청서와 함께 제출할 수 있다. GIFT 지정 대상이 되는 심각한 중증질환의 판단 기준에 대한 설명도 안내서에 추가됐다.

환자경험자료에는 환자가 직접 평가한 증상과 기능 상태, 삶의 질을 기록한 환자보고결과가 포함된다. 보호자와 의료진이 관찰한 임상결과, 환자선호도 조사, 환자와 보호자를 대상으로 한 인터뷰나 포커스그룹 연구도 활용할 수 있다.

환자단체와의 소통 과정에서 확보한 서면 의견과 동영상, 녹취자료도 제출 대상이 될 수 있다. 희귀질환처럼 환자 수가 적고 증상이 다양해 대규모 임상시험만으로 질환의 부담을 설명하기 어려운 분야에서 환자의 실제 경험이 중요한 보완 자료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기존 의약품 심사는 생존기간과 검사 수치, 종양 크기처럼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지표를 중심으로 진행돼 왔다. 이러한 지표는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하는 데 필수적이지만 피로와 통증, 이동 능력, 식사, 수면, 보호자의 돌봄 부담처럼 환자가 체감하는 변화까지 충분히 보여주지는 못할 수 있다.

환자경험자료가 반영되면 해당 질환이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과 환자에게 의미 있는 치료 효과가 무엇인지 심사기관이 더 구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 제약사도 임상시험을 설계할 때 환자에게 중요한 평가변수를 조기에 설정하는 데 참고할 수 있다.

다만 환자의 의견이 제출됐다는 이유만으로 치료제가 자동으로 GIFT 대상에 지정되거나 허가되는 것은 아니다. 의약품의 안전성과 유효성, 질환의 중대성, 기존 치료제와 비교한 임상적 유익성은 기존과 마찬가지로 과학적 자료를 통해 검토해야 한다.

환자경험자료의 품질과 대표성도 중요하다. 일부 환자의 의견만으로 전체 환자군의 치료 부담을 판단하지 않도록 자료 수집 방법과 참여자 구성, 분석 절차를 투명하게 제시해야 한다. 환자단체와 의료진, 제약기업이 개발 초기부터 평가 항목을 함께 논의하는 구조가 필요한 이유다.

이번 제도 개정은 의약품 개발의 기준이 질병 수치 개선을 넘어 환자의 실제 생활 변화까지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향후 환자경험자료가 신속심사의 속도뿐 아니라 환자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치료제 개발로 연결되는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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