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마감이나 시험, 갈등처럼 긴장되는 상황을 겪으면 평소보다 혈압이 높게 측정될 수 있다. 스트레스를 감지한 몸은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아드레날린과 코르티솔 같은 호르몬을 분비한다. 이때 심장이 빠르게 뛰고 혈관이 수축하면서 혈액이 혈관 벽을 미는 힘이 커진다. 스트레스 상황이 끝나고 몸이 안정되면 혈압도 원래 수준으로 내려가는 경우가 많다.

한 번 긴장해 혈압이 올랐다고 해서 곧바로 고혈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급하게 계단을 오른 직후나 화가 난 상태, 불안한 마음으로 측정했을 때는 수치가 일시적으로 높게 나올 수 있다. 혈압을 확인하기 전에는 조용한 공간에서 충분히 안정을 취하고, 등을 기대어 앉은 채 발바닥을 바닥에 붙이는 것이 좋다. 측정 중 대화를 나누거나 다리를 꼬는 행동도 피해야 평소 상태에 가까운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문제는 스트레스가 수주에서 수개월 동안 반복되는 경우다. 만성 스트레스와 지속적인 고혈압의 관계는 단순하게 설명하기 어렵지만, 스트레스 호르몬이 높은 사람에게서 향후 혈압 상승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됐다. 또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술을 자주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고, 짠 음식과 야식을 찾으며 잠을 줄이는 행동이 이어지면 혈압 관리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활동량 감소와 체중 증가도 부담을 더하는 요인이다.

스트레스를 완전히 없애기보다는 몸의 긴장을 낮추는 습관을 만드는 것이 현실적이다. 가볍게 걷기, 규칙적인 수면, 천천히 호흡하기, 카페인과 음주량 조절은 감정적인 긴장을 줄이고 혈압 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마음이 복잡할수록 과식이나 음주로 해소하기보다 일정한 시간에 식사하고 몸을 움직이는 방식이 바람직하다. 평소 혈압이 높은 사람은 기분이 좋을 때와 힘들 때의 수치를 기록해 변화를 살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안정을 취한 뒤에도 높은 수치가 반복된다면 스트레스 탓으로만 넘기지 말아야 한다. 특히 가슴 통증이나 호흡 곤란, 갑작스러운 시야 변화, 말이 어눌해짐, 한쪽 팔다리의 힘 빠짐이 함께 나타날 때는 신속한 대처가 필요하다. 혈압은 증상이 없어도 높을 수 있으므로 한 번의 측정값보다 일정한 조건에서 반복해 확인하는 습관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