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사료를 잘 먹던 강아지가 밥그릇 앞에 누워 냄새만 맡거나, 몇 알을 입에 넣었다가 다시 떨어뜨린다면 단순한 입맛 변화로만 넘기기 어렵다. 특히 부드러운 간식은 먹으면서 딱딱한 사료와 장난감만 피한다면 치아나 잇몸 통증이 원인일 수 있다. 반려견의 구강질환은 겉으로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기 전까지 보호자가 알아차리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강아지 치주질환은 치아 표면에 쌓인 치태와 치석 주변에서 잇몸 염증이 시작되고, 상태가 진행되면서 치아를 지지하는 조직까지 손상되는 질환이다. 입 냄새가 심해지는 증상이 흔하지만 보호자는 이를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변화로 오해하기 쉽다. 미국수의사회는 심한 구취와 변색되거나 치석이 덮인 치아, 비정상적인 씹기, 침 흘림, 음식물을 떨어뜨리는 행동, 식욕 감소를 치과 진료가 필요한 신호로 안내한다.

치아 통증이 있는 강아지는 사료를 먹는 방식부터 달라질 수 있다. 평소보다 식사를 오래 하거나 한쪽으로만 씹고, 사료를 물고 다른 장소로 옮긴 뒤 바닥에 떨어뜨려 먹기도 한다. 입 주변을 앞발로 자주 문지르거나 좋아하던 씹는 장난감을 피하고, 얼굴과 턱을 만졌을 때 예민하게 반응하는 모습도 나타날 수 있다. 코넬대학교 수의과대학은 침 흘림과 식욕 저하, 식사 시간 증가, 음식물을 옮기거나 떨어뜨리는 행동, 구취와 구강 출혈을 치주질환의 통증 신호로 설명한다.

문제는 반려견이 구강 통증을 적극적으로 드러내지 않는다는 점이다. 배가 고프면 아파도 계속 먹는 경우가 있고, 씹지 않고 삼키는 방식으로 적응하기도 한다. 겉으로 식사를 이어간다고 해서 치아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얼굴이 붓거나 입에서 피가 나고, 심한 악취와 함께 식사를 거부한다면 염증이 상당히 진행됐을 가능성이 있다.

보호자가 집에서 치석을 날카로운 도구로 긁어내거나 흔들리는 치아를 직접 건드리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 잇몸을 손상시키거나 통증과 감염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동물병원에서는 입안 상태를 확인하고 필요에 따라 치과 방사선검사 등을 통해 잇몸 아래 치아 뿌리와 주변 조직을 평가한다. 겉으로 보이는 치석만 제거하는 것보다 잇몸 아래 병변까지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예방의 기본은 정기적인 양치다. 반려동물용 칫솔과 치약을 사용해 치아 표면에 쌓이는 치태를 줄이는 방식이 권장된다. 사람용 치약은 삼켰을 때 문제가 될 수 있는 성분이 포함될 수 있으므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양치 경험이 없는 강아지는 입 주변을 만지는 연습부터 시작해 손가락으로 잇몸을 살짝 접촉하고, 이후 칫솔에 단계적으로 적응시키는 편이 좋다.

껌과 치아 관리용 간식은 보조적으로 활용할 수 있지만 모든 제품이 양치를 완전히 대신하는 것은 아니다. 지나치게 단단한 뼈나 장난감은 치아 파절을 일으킬 수 있고, 작은 조각을 삼키면 소화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반려견의 체격과 씹는 힘, 기존 치아 상태에 맞는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

치아 문제 외에도 식욕 저하는 위장질환과 감염, 통증, 전신질환 등 다양한 원인으로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딱딱한 사료만 피하는지, 모든 음식을 거부하는지, 구토와 설사 또는 무기력이 함께 나타나는지를 살펴야 한다. 미국수의사회는 구강 통증뿐 아니라 여러 질환이 음식 섭취 감소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강아지가 사료 앞에서 머뭇거리는 행동은 단순한 편식이 아닐 수 있다. 구취와 침 흘림, 음식물을 떨어뜨리는 행동, 딱딱한 간식 거부가 함께 나타난다면 입안을 살펴보고 수의사의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평소 양치와 정기 검진을 생활화하는 것이 통증이 심해진 뒤 발견하는 상황을 줄이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