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치할 때 잇몸에서 피가 나거나 붓고 시린 증상이 반복돼도 칫솔질을 세게 해서 생긴 일로 넘기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이런 변화는 치은염이나 치주염의 초기 신호일 수 있다. 최근에는 잇몸병을 일으키는 세균이 치아 주변 조직을 넘어 심장판막의 염증과 석회화 과정에도 관여할 가능성이 제시돼 구강 관리의 중요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미국심장협회가 7월 12일 소개한 예비 연구에서는 치주염의 핵심 원인균으로 알려진 포르피로모나스 진지발리스와 석회성 대동맥판막 협착증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연구진이 판막 치환수술 과정에서 확보한 조직을 분석한 결과, 대동맥판막이 석회화된 환자의 조직에서 해당 세균이 다른 판막질환 조직보다 두드러지게 검출됐다. 대동맥판막 협착증은 판막이 두꺼워지고 딱딱해져 심장에서 전신으로 나가는 혈액 흐름을 방해하는 질환이다. 진행하면 숨참과 가슴 통증, 피로, 실신이 나타날 수 있다.
동물실험에서도 반복적으로 세균에 노출된 생쥐는 대동맥판막에 세균이 축적되고 석회화와 협착 증상이 증가했다. 연구진은 세균이 면역세포의 염증 단백질인 인터루킨-1베타 경로를 활성화하는 과정을 확인했다. 해당 경로를 차단한 생쥐에서는 판막 석회화와 증상이 감소했다. 다만 이번 결과는 사람의 판막 조직과 생쥐를 이용한 기초연구이며,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초록으로 아직 동료평가를 거친 정식 논문은 아니다. 잇몸병이 심장판막질환을 직접 일으킨다고 단정할 단계는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그럼에도 잇몸 건강을 가볍게 볼 수는 없다. 치은염은 치태가 쌓이면서 잇몸이 붉게 붓고 쉽게 피가 나는 상태다. 관리하지 않으면 염증이 치아를 지지하는 뼈와 조직까지 진행하는 치주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치주염은 이미 손상된 조직을 원래대로 되돌리기 어렵지만 전문적인 치료를 통해 진행 속도를 늦추고 관리할 수 있다.
잇몸질환은 통증이 크지 않은 상태로 진행되기도 한다. 칫솔질이나 치실 사용 중 출혈이 반복되고 잇몸이 붓거나 내려앉는 경우, 치아가 흔들리고 씹을 때 불편하다면 치과 검진을 미루지 않는 것이 좋다. 흡연과 당뇨병, 불충분한 구강위생은 치주질환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어 해당하는 사람은 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예방의 기본은 복잡하지 않다. 불소치약으로 하루 두 번 꼼꼼히 닦고, 칫솔이 닿기 어려운 치아 사이에는 치실이나 치간칫솔을 사용해야 한다. 치석은 칫솔질만으로 제거하기 어려우므로 정기적인 검진과 전문적인 세정이 필요하다. 단 음료와 간식을 자주 먹는 습관을 줄이고 흡연자는 금연을 시도하는 것도 잇몸과 전신 건강을 함께 지키는 방법이다.
입안은 전신 건강과 분리된 공간이 아니다. 이번 연구가 심장판막질환 예방을 위해 특정 치과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뜻은 아니지만, 만성적인 잇몸 염증을 방치하지 말아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매일 반복하는 양치와 치실 사용, 정기적인 치과 검진이 치아를 지키는 데 그치지 않고 몸 전체의 염증 부담을 줄이는 생활습관으로 이어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