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철 바닷가에서 상처 난 피부가 바닷물에 닿거나 날것으로 먹은 어패류 이후 고열과 오한이 나타났다면 비브리오패혈증 가능성을 살펴야 한다. 비브리오패혈증은 해수와 갯벌, 어패류 등에 존재하는 비브리오 불니피쿠스균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감염병이다. 진행 속도가 빠르고 치명률이 약 50%로 알려져 있어 고위험군은 초기 증상을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
감염은 균에 오염된 어패류를 날것이나 충분히 익히지 않은 상태로 먹거나, 상처가 난 피부가 오염된 바닷물과 접촉할 때 주로 발생한다. 단순히 해산물을 먹지 않았더라도 낚시와 갯벌 체험, 해수욕 과정에서 베인 상처가 바닷물에 노출됐다면 감염 가능성이 생길 수 있다. 질병관리청은 2026년 병원성 비브리오균 감시지점을 전년 99곳에서 106곳으로 확대하고 해수와 갯벌을 정기적으로 검사하고 있다.
초기에는 발열과 오한, 혈압 저하, 복통, 구토, 설사 등 전신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특징적인 변화는 피부 병변이다. 증상이 시작된 뒤 24시간 안에 다리 부위가 붓고 붉어지거나 심한 통증과 물집, 출혈성 반점이 발생할 수 있다. 피부색이 보라색이나 검붉은색으로 빠르게 변한다면 조직 손상이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어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누구나 감염될 수 있지만 만성간염과 간경화, 간암 등 간질환이 있거나 알코올 의존, 당뇨병, 면역저하 상태가 있는 사람은 중증 위험이 더 높다. 이들은 여름철 생선회와 생굴, 조개류 등 날것의 어패류 섭취를 피하는 것이 안전하다. 평소 건강한 사람도 상처 부위의 심한 통증과 고열이 함께 나타나면 단순 피부염이나 벌레 물림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예방을 위해 어패류는 흐르는 물에 충분히 씻고 중심부까지 85도 이상으로 익혀 먹어야 한다. 손질한 어패류는 다른 식재료와 분리해 5도 이하에서 보관하고, 생선과 조개를 다룰 때는 장갑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사용한 칼과 도마는 다른 조리도구와 분리해 세척하고 소독해야 교차오염을 줄일 수 있다.
손이나 발에 베인 상처와 피부질환이 있다면 바닷물이나 갯벌 접촉을 피해야 한다. 부득이하게 접촉했다면 노출 부위를 깨끗한 물과 비누로 바로 씻고 상처 상태를 관찰해야 한다. 방수 밴드를 붙였더라도 물이 스며들 수 있으므로 상처가 아물기 전까지 해수욕과 갯벌 체험을 미루는 편이 안전하다.
비브리오패혈증은 피부 병변이 빠르게 번지고 전신 상태가 급격히 나빠질 수 있어 조기 진료가 중요하다. 어패류 섭취나 바닷물 접촉 이후 고열과 오한, 다리 통증, 부종, 물집이 함께 나타난다면 최근 방문한 장소와 섭취한 음식, 상처 노출 여부를 의료진에게 정확히 알려야 한다. 여름철 해산물을 무조건 피하기보다 충분히 익혀 먹고 상처를 바닷물로부터 보호하는 기본수칙이 가장 현실적인 예방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