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한쪽 눈이 뻘겋게 충혈돼 있고 눈곱이 끈적하게 눈꺼풀을 덮고 있으면 누구나 결막염을 의심하게 된다. 특히 최근 가족이나 같은 반 아이, 직장 동료 중에 비슷한 증상을 보인 사람이 있었다면 나에게도 옮은 것은 아닌지, 그리고 지금 내가 다른 사람에게 옮길 위험은 없는지가 가장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결막염은 눈을 덮고 있는 얇은 막인 결막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원인에 따라 전염 정도가 크게 갈린다. 크게 바이러스에 의한 것, 세균에 의한 것, 꽃가루나 먼지 같은 알레르기 물질에 의한 것으로 나뉘는데 셋 다 눈이 충혈되고 눈곱이 낀다는 점은 비슷하지만 옮는지 여부는 완전히 다르다.
바이러스성 결막염은 흔히 유행성 결막염이라 불리며 전염력이 가장 강한 유형이다. 감염된 손으로 눈을 만진 뒤 다른 사람과 악수를 하거나 문손잡이, 수건, 베개 등을 함께 쓰면 쉽게 옮을 수 있다. 잠복기는 대개 며칠 안팎이며 증상이 나타난 초기에 전염력이 가장 세다고 알려져 있다.
세균성 결막염 역시 전염이 가능한 질환이지만 바이러스성보다는 전파력이 낮은 편으로 알려져 있다. 눈곱이 노랗거나 초록빛을 띠며 아침에 눈꺼풀이 붙을 정도로 진득하게 나오는 것이 특징이다. 손을 씻지 않고 눈을 비빈 뒤 물건을 만지는 습관이 반복되면 가족 간 전파로 이어질 수 있다.

손 씻기는 결막염 전파를 막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 [그림=메디닉스DB]
반면 꽃가루나 먼지, 화장품 성분 등에 의한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감염 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옮지 않는다. 다만 눈이 가렵고 충혈되는 증상만 보고 바이러스성이나 세균성 결막염과 스스로 구분하기는 쉽지 않으므로 증상이 심하거나 오래가면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전염력이 있는 결막염이 옮는 주된 경로는 결국 손이다. 눈곱이나 눈물에 섞인 병원체가 손에 묻은 뒤 눈이나 코, 입을 만지거나 다른 물건을 통해 옮겨가는 방식이 대부분이다. 수건이나 베개, 화장품, 콘택트렌즈 케이스를 함께 쓰거나 수영장처럼 여러 사람이 이용하는 물에서도 전파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전염력이 지속되는 기간은 원인에 따라 다르지만 바이러스성 결막염의 경우 증상이 시작된 뒤 일주일에서 열흘 가까이 전염력이 남아 있을 수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설명이다. 눈이 덜 빨개지고 눈곱이 줄었다고 해서 곧바로 전염력이 사라졌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워 회복 초기에도 위생 관리를 이어가는 것이 필요하다.

수건과 베개를 따로 쓰면 전염 위험을 줄일 수 있다 [그림=메디닉스DB]
확산을 막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손 씻기다. 외출 후나 눈을 만진 뒤에는 비누로 손을 꼼꼼히 씻고 손으로 눈을 비비지 않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수건과 베개, 이불은 다른 가족과 따로 쓰고 자주 삶거나 세탁하는 것이 좋으며 화장품이나 렌즈, 렌즈 용액도 절대 나눠 쓰지 않아야 한다.
증상이 심한 동안에는 등교나 출근을 자제하는 것도 권장된다. 질병관리청은 눈병이 유행하는 시기에는 개인위생 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증상이 있는 사람은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화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어린이집이나 학교처럼 밀접 접촉이 많은 공간에서는 확산 속도가 빠를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눈이 심하게 붓거나 시야가 흐려지고 통증이 동반된다면 단순 결막염이 아닌 다른 안과 질환일 가능성도 있으므로 지체하지 말고 안과를 찾아야 한다. 증상이 며칠째 나아지지 않거나 눈곱이 계속 심하게 나온다면 자가 치료보다는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회복을 앞당기고 주변으로의 전염도 줄이는 길이다.
결막염이 의심될 때는 손 씻기와 개인 물품 분리라는 기본 수칙만 지켜도 가족과 주변 사람에게 옮기는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증상이 가벼워 보여도 완전히 회복될 때까지는 눈을 만지지 않고 수건과 침구를 따로 관리하는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결막염 전염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