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훈련하는 동료가 '신발 끈을 너무 꽉 묶어서 그런 거 아니냐'고 무심코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달리기만 하면 발뒤꿈치 위쪽이 욱신거리는데 정작 걸어 다닐 때는 별다른 느낌이 없다 보니, 스스로 원인을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이 통증은 발바닥이 아니라 발꿈치뼈 뒤쪽, 아킬레스건이 뼈에 닿는 자리 근처에서 주로 시작되며, 어느 조직에서 비롯됐는지에 따라 접근 방법이 달라집니다. 진료 현장에서는 이 부위 통증을 어떤 순서로 구분하고 어떤 검사로 확인하는지, 그 원리를 짚어보겠습니다.
달리기만 하면 발뒤꿈치 위쪽이 욱신거릴 때, 먼저 나눠봐야 하는 두 갈래
발뒤꿈치 통증이라고 해서 원인이 하나로 모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발꿈치뼈 아래쪽, 발바닥과 맞닿는 자리에서 시작되는 통증과 발꿈치뼈 뒤쪽 위로 아킬레스건이 이어지는 자리 근처에서 시작되는 통증은 관련된 조직 자체가 다릅니다. 달리기 도중이나 직후에 발뒤꿈치 위쪽이 욱신거리고, 걷기 시작할 때보다 오르막이나 스피드를 낼 때 통증이 더 뚜렷해진다면 발바닥 쪽보다는 힘줄 쪽 조직을 먼저 살펴보는 순서가 맞습니다. 통증이 나타나는 시점도 중요한 단서입니다. 훈련 초반 몇 분 동안만 뻐근하다가 몸이 풀리면서 잦아드는 통증과, 훈련이 길어질수록 오히려 심해지고 다음 날 아침까지 이어지는 통증은 조직이 받은 부담의 정도가 다르다는 신호로 읽습니다.
진료실에서 압통 위치를 짚어보는 이유
문진만으로 구분이 애매할 때는 손으로 짚어보는 압통 검사부터 시작합니다. 발꿈치뼈 뒤쪽, 아킬레스건이 붙는 자리에서 두세 손가락 폭 위쪽을 눌렀을 때 유독 아프면 힘줄 자체의 문제를 의심하고, 뼈와 힘줄이 만나는 지점 그 자리가 아프면 부착부나 주변 윤활낭 쪽 문제를 먼저 떠올립니다. 종아리 근육을 지그시 눌렀을 때 발이 저절로 살짝 굽혀지는지를 확인하는 스퀴즈 검사도 함께 시행합니다. 이 반응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으면 힘줄의 연속성 자체를 의심해 정밀 검사로 넘어갑니다. 초음파나 MRI는 힘줄의 두께와 섬유 결이 고르게 유지되고 있는지를 영상으로 확인하는 검사입니다. 국소적으로 부어 있거나 결이 흐트러진 부분이 보이면 이상 소견으로 판단합니다.
반복되는 통증, 훈련 습관에서 짚이는 것들
통증이 한두 번으로 끝나지 않고 훈련 때마다 되풀이된다면 힘줄이 감당하는 부하가 회복 속도를 앞지르고 있다는 뜻일 수 있습니다. 종아리와 아킬레스건이 뻣뻣한 상태에서 갑자기 달리기 거리를 늘리거나, 오르막 구간을 자주 넣거나, 뒤꿈치 굽이 낮은 신발로 바꾼 직후에 증상이 시작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겨울철 아침 훈련처럼 근육과 힘줄이 충분히 데워지지 않은 상태에서 바로 속도를 내면 부담이 한 부위에 몰리기 쉽습니다.
「Scientific Reports」에 실린 국내 연구(Shim 등, 2026)에서도 족저근막염 또는 아킬레스건염 환자 87명이 12주간 운동 치료를 받은 뒤 증상이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1]
통증 정도에 따라 달라지는 관리 방향
모든 경우에 같은 방법을 적용하기는 어렵습니다. 달리기 중 가볍게 뻐근하다가 훈련이 끝나면 금방 가라앉고 다음 날 아침에는 흔적도 없는 정도라면, 훈련량을 20~30퍼센트가량 줄이면서 종아리와 아킬레스건 스트레칭을 매일 5~10분씩 병행해볼 수 있습니다. 반면 통증이 훈련 후에도 하루 이상 남아 있거나 계단을 내려갈 때도 시큰거림이 느껴진다면, 며칠간 달리기를 쉬고 걷기나 수영처럼 충격이 적은 운동으로 대체한 뒤 통증이 잦아드는 것을 확인하고 서서히 복귀해야 조직 손상이 커지지 않습니다.
통증이 실제로 발생한 조직을 정확히 겨냥해 스트레칭 부위를 정해야 회복 속도에 차이가 납니다. 발뒤꿈치 위쪽 통증이라면 발바닥보다는 아킬레스건과 종아리 뒤쪽 근육을 늘리는 동작에 더 무게를 두는 것이 이런 원리에 맞습니다.
실제로 「Journal of Foot and Ankle Research」에 실린 체계적 문헌고찰(Sussmilch-Leitch 등, 2012)은 19개 무작위 대조시험을 종합해 편심운동을 아킬레스건병증의 초기 치료로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2]
흔히 잘못 알고 있는 것들
발뒤꿈치가 아프면 전부 족저근막염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통증 위치가 발바닥이 아니라 위쪽이라면 전혀 다른 조직의 문제일 가능성이 큽니다. 또 하나 흔한 오해는 통증이 없어지면 힘줄도 다 나은 것으로 여기는 것입니다. 힘줄은 통증 신경보다 회복 속도가 느려서, 겉으로 느끼는 불편감이 사라진 뒤에도 조직 내부의 재구성은 몇 주 더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트레칭만 꾸준히 하면 저절로 해결된다고 믿는 경우도 있는데, 훈련 강도와 신발, 노면 상태 같은 부하 요인을 함께 조정하지 않으면 스트레칭의 효과가 기대만큼 나타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완전히 쉬기만 하면 된다고 여겨 몇 주씩 운동을 중단했다가 근력이 오히려 떨어져 복귀 후 통증이 재발하는 사례도 드물지 않습니다.
이런 증상이 겹치면 힘줄 손상을 의심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경우 통증은 훈련 조절과 스트레칭만으로 서서히 가라앉습니다. 하지만 몇 가지 신호가 함께 나타난다면 단순 근육통이 아니라 힘줄이 실제로 손상됐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 달리다가 '뚝' 하는 소리나 느낌과 함께 갑자기 힘이 빠지고 발끝으로 서기 어려운 경우
- 발꿈치 뒤쪽이 붉게 부어오르고 만지면 화끈거릴 정도로 열감이 느껴지는 경우
- 휴식과 스트레칭을 2~3주 이상 지속했는데도 통증 강도가 줄지 않거나 오히려 심해지는 경우
- 밤에 가만히 있어도 욱신거려 잠을 설칠 정도인 경우
특히 '뚝' 소리와 함께 힘이 빠지는 증상은 아킬레스건 파열을 시사할 수 있는 신호이므로 그날 안에 진료를 받아보아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