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원포자충 감염증이 빠르게 늘면서 신선 채소를 둘러싼 식품안전 경고가 커지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7월 14일 보건주의보를 통해 5월 이후 미국 내에서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환자가 1645명에 이르며, 34개 주에서 사례가 보고됐다고 밝혔다. 확인된 환자 가운데 141명이 입원했고 사망자는 없었지만, 지난해 같은 시기 249명과 비교하면 증가 폭이 크다.

원포자충증은 현미경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생충인 사이클로스포라가 소장을 감염시키며 발생한다. 오염된 물이나 식품을 먹은 뒤 보통 일주일 전후에 증상이 시작되지만 이르면 2일, 늦으면 2주 이상 지나 나타날 수 있다. 가장 흔한 증상은 반복적이고 묽은 설사이며 식욕 저하, 체중 감소, 복부 팽만, 메스꺼움, 피로가 동반될 수 있다. 치료하지 않으면 증상이 좋아졌다가 다시 심해지는 양상이 수주 이상 이어지기도 한다.

이번 미국 유행 중 일부는 잘게 썬 아이스버그 양상추와 역학적으로 연결됐다. CDC는 7월 18일 5개 주에서 발생한 집단감염과 관련해 중부 멕시코산 아이스버그 양상추가 회수됐다고 알렸다. 해당 집단에서는 1600명 이상의 환자와 90명 이상의 입원이 집계됐으며, 다른 원포자충 감염 집단에 대한 조사도 별도로 진행 중이다. 국내 소비자는 특정 해외 제품을 막연히 두려워하기보다 식품의 원산지와 회수 정보를 확인하고, 문제가 확인된 제품은 맛을 보지 말고 즉시 폐기하거나 반품하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

원포자충이 까다로운 이유는 겉으로 깨끗해 보이는 채소에서도 감염이 생길 수 있고, 물로 씻는 것만으로 완전한 제거를 보장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세척이 의미 없다는 뜻은 아니다. 흐르는 물에 잎과 표면을 충분히 씻고, 단단한 과일과 채소는 깨끗한 솔로 문지르며, 손상되거나 멍든 부분은 잘라내야 한다. 손질 전후에는 비누로 손을 씻고 도마와 칼, 싱크대 주변도 함께 세척해야 한다.

CDC는 가열이 가능한 채소라면 충분히 익히는 것이 위험을 더 낮출 수 있다고 안내한다. 샐러드처럼 생으로 먹는 식품은 구매 후 오래 실온에 두지 말고, 자르거나 껍질을 벗긴 뒤에는 두 시간 안에 냉장 보관하는 것이 좋다. 이미 세척됐다고 표시된 제품도 포장 손상과 소비기한, 유통 과정의 냉장 유지 여부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설사가 며칠 이상 계속되거나 물을 마시기 어려울 정도로 구토가 동반되고, 소변량 감소나 심한 어지럼증이 나타나면 탈수 위험을 살펴야 한다. 특히 영유아, 고령자, 면역저하자는 증상이 길어질 때 진료를 서두르는 편이 안전하다. 원포자충은 일반적인 대변 기생충 검사에서 놓칠 수 있어 의료진에게 최근 먹은 음식과 여행력, 증상 발생 시점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원포자충 검사가 필요한지 확인해야 한다.

원포자충 감염은 사람 사이에서 바로 퍼지는 경우가 흔하지 않다. 환자의 몸에서 배출된 기생충이 환경에서 감염력을 갖추는 데 최소 1주에서 2주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가족 중 환자가 발생했을 때는 과도한 공포보다 화장실 사용 뒤 손 씻기, 조리자의 위생, 식재료 분리 보관을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름철 채소 섭취를 피할 필요는 없다. 신선 채소는 식생활에 필요한 중요한 식품이지만, 깨끗해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안전을 단정해서는 안 된다. 흐르는 물 세척과 신속한 냉장 보관, 가열 가능한 식재료의 충분한 조리, 공식 회수정보 확인을 하나의 과정으로 관리하는 습관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