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을 준비할 때 항공권과 숙소, 환전만 확인해서는 부족하다. 목적지에 따라 반드시 챙겨야 할 감염병 정보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황열은 아프리카와 남미 일부 지역에서 발생하는 모기 매개 감염병으로, 일부 국가는 입국 시 예방접종 증명서를 요구하기도 한다. 최근 세계보건기구가 아프리카와 남미의 황열 발생 상황을 업데이트하면서 여행 전 예방접종 확인의 중요성이 다시 강조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2026년 6월 24일 황열 글로벌 상황 보고에서 2026년 1월부터 5월까지 아프리카 3개국에서 16명의 확진 환자가 보고됐고, 5개국에서는 추가 의심 사례 32건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WHO는 황열 활동이 아프리카 고위험 국가 일부에서 지속되고 있으며, 남미에서도 2025년과 2026년 초 확진 사례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황열은 한 지역의 풍토병으로만 머무르지 않고, 백신 접종률과 모기 활동, 인구 이동에 따라 다시 유행할 수 있는 질환이다.

황열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모기에 물리면서 전파된다. 사람 간 일상 접촉으로 쉽게 퍼지는 질환은 아니지만, 감염자가 있는 지역에서 모기가 바이러스를 옮기면 도시와 숲, 농촌 지역을 중심으로 확산될 수 있다. CDC 여행의학 자료에 따르면 황열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와 열대 남미 지역에서 발생하며, 아프리카에서는 영유아와 어린이가, 남미에서는 숲 지역에서 일하거나 활동하는 미접종 성인이 더 위험할 수 있다.

증상은 처음에는 독감처럼 시작될 수 있다. 발열, 오한, 심한 두통, 근육통, 허리 통증, 메스꺼움, 구토, 피로감이 나타날 수 있고, 일부는 회복되는 듯하다가 다시 고열과 황달, 복통, 출혈, 신장·간 기능 이상으로 진행할 수 있다. 이름에 ‘황’이 들어가는 이유도 간 손상으로 피부와 눈이 노랗게 변하는 황달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중증으로 진행하면 치명률이 높아질 수 있어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황열 예방의 핵심은 백신이다. 황열 백신은 효과적인 예방수단으로 평가되며, 일부 국가에서는 입국 조건으로 국제공인 예방접종증명서를 요구한다. 여행자는 목적지와 경유 국가를 기준으로 백신 필요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단순히 “여행지에 황열이 유행하느냐”뿐 아니라, 경유지와 입국 규정에 따라 증명서 요구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출국 직전에 확인하면 접종 시기를 놓칠 수 있으므로 최소 몇 주 전에는 여행의학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다만 황열 백신은 모든 사람에게 아무 조건 없이 맞는 백신은 아니다. CDC는 황열 백신 접종 후 대부분의 반응은 두통, 근육통, 미열처럼 가볍지만, 드물게 중증 알레르기 반응이나 백신 관련 신경계·내장질환 같은 심각한 이상반응이 보고될 수 있다고 안내한다. 고령자, 면역저하자, 임신부, 생후 어린 영아, 특정 알레르기 병력이 있는 사람은 접종 가능 여부를 의료진과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

백신을 맞았더라도 모기 예방은 필요하다. 긴소매와 긴바지를 착용하고, 노출된 피부에는 허가된 모기 기피제를 사용해야 한다. 숙소에서는 방충망과 모기장을 확인하고, 에어컨이나 창문 차단이 잘되는 곳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황열을 옮기는 모기는 낮 시간에도 활동할 수 있으므로 밤에만 조심하면 된다는 생각은 위험하다. 야외활동이 많거나 숲과 농촌 지역을 방문하는 일정이라면 모기 물림 예방을 더 철저히 해야 한다.

남미 지역에서도 황열 위험은 계속 언급되고 있다. 미주보건기구는 2026년 3월 자료에서 2025년 한 해 동안 미주 7개국에서 황열 확진 346건과 사망 143건이 보고됐고, 2026년 첫 7주 동안에도 볼리비아, 콜롬비아, 페루, 베네수엘라에서 확진 34건과 사망 15건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여행자가 방문하는 지역이 도시인지, 정글·농촌 지역인지에 따라 위험은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일정 기준으로 확인해야 한다.

여행 후에도 증상 관찰이 필요하다. 황열 위험 지역을 다녀온 뒤 발열, 오한, 심한 두통, 근육통, 구토가 생기거나, 눈과 피부가 노랗게 변하고 소변 색이 진해지는 변화가 있다면 단순 몸살로만 넘기면 안 된다. 의료기관을 방문할 때는 최근 여행 국가와 도시, 모기 물림 여부, 예방접종 여부를 먼저 알려야 한다. 감염병 진단에서 여행 이력은 가장 중요한 단서 중 하나다.

황열은 국내에서 흔히 접하는 질환은 아니지만, 해외여행이 늘어난 시대에는 알아둬야 할 여행감염병이다. 예방접종이 필요한 지역을 방문하면서 접종 여부를 확인하지 않거나, 모기 예방을 소홀히 하면 위험을 키울 수 있다. 건강한 여행은 떠난 뒤가 아니라 떠나기 전 준비에서 시작된다. 목적지의 황열 위험, 입국 규정, 예방접종 가능 여부, 모기 회피 수칙을 미리 확인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예방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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