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밤 요란하게 코를 골고 낮에는 견디기 힘든 졸음이 밀려온다면 단순한 피로나 수면 부족으로 넘기기 쉽다. 그러나 이런 증상이 반복된다면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수면무호흡증은 잠자는 동안 기도가 좁아지거나 막혀 호흡이 반복적으로 멈추는 호흡기 질환으로, 방치하면 심혈관계 질환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정확한 진단과 관리가 필요하다.
수면무호흡증은 크게 폐쇄성과 중추성으로 나뉘는데, 대부분은 목 주변 근육과 조직이 이완되면서 기도가 물리적으로 좁아지는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에 해당한다. 잠든 사이 기도가 좁아지면 공기가 통과하며 조직을 진동시켜 코골이가 발생하고, 심해지면 기도가 완전히 막혀 수십 초간 호흡이 멎었다가 다시 이어지는 과정이 밤새 반복된다.
대표적인 증상은 크고 불규칙한 코골이, 자다가 갑자기 숨이 막혀 캑캑거리며 깨는 현상, 아침에 일어났을 때 느끼는 두통과 입 마름 등이다. 밤새 얕은 잠을 반복하다 보니 낮 동안에는 참기 힘든 졸음과 집중력 저하, 기억력 감퇴가 나타나기도 하며, 이런 증상이 몇 주 이상 이어진다면 단순 피로가 아닐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특히 가족이나 동거인이 무호흡 순간을 목격하고 병원 방문을 권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비만은 목과 인두 주변에 지방이 쌓여 기도를 좁히는 대표적인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이외에도 편도나 아데노이드가 큰 경우, 턱이 작거나 목이 짧은 체형, 음주와 흡연, 나이가 들면서 기도 주변 근육의 긴장도가 떨어지는 것도 발병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남성이 여성보다 발생 빈도가 높은 편이지만 폐경 이후 여성에서도 발생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비만과 노화는 수면무호흡증 위험을 높이는 요인 [그림=메디닉스DB]
수면무호흡증을 단순한 코골이로 여기고 넘기면 안 되는 이유는 반복적인 호흡 정지가 혈중 산소포화도를 떨어뜨리고 이 과정이 심장과 혈관에 지속적인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대한수면학회 등 관련 학계는 수면무호흡증이 고혈압, 부정맥, 뇌졸중 등 심뇌혈관계 질환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대사증후군이나 당뇨병과의 연관성도 지속적으로 언급되고 있다.
야간 수면의 질이 떨어지면서 낮 시간 졸음이 심해지는 것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운전 중이나 작업 중에 갑자기 졸음이 쏟아지면 안전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있으며, 만성적인 수면 부족은 우울감이나 불안 등 정서적인 문제와도 연관될 수 있다. 가족이나 동거인이 코골이와 무호흡을 먼저 알아차리는 경우가 많아 주변의 관찰이 진단의 실마리가 되기도 한다.
수면무호흡증이 의심되면 병원에서 수면다원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가장 정확한 방법이다. 수면다원검사는 하룻밤 동안 뇌파, 호흡, 산소포화도, 심박수 등을 종합적으로 측정해 수면 중 무호흡과 저호흡이 몇 차례나 발생하는지, 그 정도가 얼마나 심한지를 객관적으로 평가한다. 최근에는 가정에서 간단히 시행할 수 있는 검사 장비도 활용되고 있다.

수면다원검사로 무호흡 정도를 정확히 진단할 수 있어 [그림=메디닉스DB]
진단 결과 중등도 이상의 수면무호흡증으로 확인되면 수면 중 지속적으로 공기를 불어넣어 기도를 열어주는 양압기 치료가 널리 쓰인다. 경증인 경우에는 하악을 앞으로 당겨 기도 공간을 넓혀주는 구강내 장치를 사용하기도 하며, 편도가 크거나 기도 구조에 문제가 있는 경우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기도 한다. 어떤 치료든 전문의와의 상담을 거쳐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체중 감량은 수면무호흡증 개선에 가장 기본이 되는 생활 습관 관리법으로 꼽힌다. 잠들기 전 음주는 목 주변 근육을 이완시켜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삼가는 것이 좋고, 흡연 역시 기도 점막에 염증을 일으켜 증상을 키울 수 있어 금연이 권장된다. 똑바로 누워 자기보다는 옆으로 누워 자는 자세가 기도 폐쇄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코골이가 심하고 자다가 숨이 막혀 깨는 일이 잦으며, 아무리 자도 낮 동안 졸음이 가시지 않는다면 이비인후과나 수면클리닉을 찾아 상담받아보는 것이 좋다. 조기에 진단받아 적절히 관리하면 수면의 질을 되찾고 관련 합병증의 위험도 낮출 수 있는 만큼, 증상을 방치하지 말고 전문의를 통한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