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외곽이나 전원주택에서 닭과 오리를 키우는 가정이 늘고 있다. 아이에게 생명교육이 되고, 신선한 달걀을 얻을 수 있다는 이유로 작은 규모의 뒤뜰 가금류 사육을 시작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닭과 오리가 건강해 보인다고 해서 사람에게 감염 위험이 없는 것은 아니다. 최근 미국에서는 뒤뜰 가금류와 접촉한 사람들 사이에서 살모넬라 감염이 잇따라 보고되며 가정 내 위생 관리가 다시 강조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2026년 6월 17일 기준 여러 주 보건당국이 뒤뜰 가금류와 관련된 8건의 살모넬라 집단감염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CDC에 따르면 2026년 6월 8일 기준 43개 주에서 513명이 감염됐고, 정보가 확인된 환자 중 134명이 입원했으며 워싱턴주에서 사망 1건이 보고됐다. 환자 4명 중 1명은 5세 미만 어린이였고, 조사 대상자 중 78%는 발병 전 일주일 안에 뒤뜰 가금류와 접촉한 이력이 있었다.
살모넬라는 설사, 발열, 복통, 구토 등을 일으킬 수 있는 세균이다. 건강한 성인은 며칠간 장염처럼 지나갈 수 있지만, 영유아와 고령층, 임신부, 면역저하자는 탈수나 중증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어 더 주의해야 한다. 특히 5세 미만 아이는 닭이나 오리를 만진 뒤 손을 입에 가져가는 행동이 잦고, 손 위생을 스스로 지키기 어렵기 때문에 보호자의 관리가 필수적이다.
닭과 오리가 살모넬라를 옮길 수 있다는 사실은 겉모습만으로 알기 어렵다. 건강해 보이는 병아리나 오리도 장 안에 살모넬라균을 가지고 있을 수 있고, 배설물과 깃털, 발, 사육장 바닥, 물그릇, 먹이통을 통해 주변 환경이 오염될 수 있다. CDC도 뒤뜰 가금류는 어떤 개체든 사람을 아프게 할 수 있는 살모넬라균을 보유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가정에서 가장 먼저 지켜야 할 수칙은 손 씻기다. 닭장이나 오리장을 청소한 뒤, 먹이와 물을 갈아준 뒤, 달걀을 만진 뒤에는 반드시 흐르는 물과 비누로 손을 씻어야 한다. 손 소독제는 보조적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흙이나 배설물, 사육장 오염물이 묻은 상황에서는 물과 비누로 씻는 것이 우선이다. 특히 아이가 병아리나 오리를 만졌다면 보호자가 바로 손 씻기를 도와야 한다.
사육 공간과 생활 공간을 분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병아리나 오리를 귀엽다는 이유로 집 안, 주방, 거실, 아이 방에 들이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 닭장용 신발과 장갑은 따로 두고, 사육장에서 신던 신발을 그대로 실내로 들이지 않는 편이 안전하다. 달걀을 보관하거나 세척할 때도 조리대와 식기 주변이 오염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아이에게 병아리나 오리를 안아보게 하거나 얼굴 가까이 대는 행동도 조심해야 한다. 입을 맞추거나 볼에 비비는 행동은 감염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아이가 동물을 만진 뒤 간식을 먹거나 장난감을 만지면 균이 손을 통해 입으로 들어갈 수 있다. 가정 내 뒤뜰 가금류 사육은 아이에게 좋은 경험이 될 수 있지만, 위생 규칙을 이해하고 지킬 수 있는 환경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
증상이 생겼을 때는 최근 접촉 이력을 떠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가 설사와 발열, 복통을 보이고 최근 닭이나 오리, 병아리, 달걀, 사육장을 만진 일이 있다면 의료진에게 알려야 한다. 피가 섞인 설사, 고열, 반복되는 구토, 소변량 감소, 축 처짐이 나타나면 단순 배탈로만 넘기지 말고 진료가 필요하다.
뒤뜰 가금류 사육은 금지해야 할 일이 아니라 안전하게 관리해야 할 생활방식이다. 건강한 닭과 오리도 살모넬라를 보유할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손 씻기와 공간 분리, 사육장 청결, 아이와의 접촉 제한을 지키는 것이 핵심이다. 가정에서 키우는 동물일수록 더 깨끗하고 안전할 것이라는 믿음은 위험할 수 있다. 반려동물과 가축을 가까이 두는 생활에서는 보호자가 감염관리자 역할까지 함께 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