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도심 산책로와 아파트 외벽, 창문 주변에 붉은 등과 검은 날개를 가진 벌레가 무리 지어 나타나면 많은 시민이 건강 피해를 먼저 걱정한다. 이 곤충은 붉은등우단털파리로, 암수가 붙어 이동하는 모습 때문에 러브버그로 불린다. 서울시는 러브버그가 6~7월 도심에서 자주 목격되며 이슬과 꽃꿀을 먹고 사람을 물지 않는다고 안내한다.

러브버그가 사람에게 주는 직접 위험은 낮은 편이다. 서대문구 보건소는 이 벌레가 독성이 없고 사람을 물지 않으며 질병을 옮기지 않는다고 알렸다. 모기처럼 흡혈하거나 감염병을 퍼뜨린다는 걱정은 과장된 면이 있다. 다만 피부에 닿았다는 이유만으로 물린 자국이 생기는 벌레는 아니어도, 벌레가 많은 공간에서는 심한 불쾌감, 벌레 공포, 외출 회피 같은 스트레스가 커질 수 있다. 갑작스럽게 얼굴 주변으로 날아들면 놀라 넘어지거나 이동 중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상황도 생길 수 있다.

문제는 대량 발생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매년 6월부터 7월까지 수도권을 중심으로 러브버그가 대량 출현해 생활 불편과 불쾌감을 유발한다고 밝혔다. 2022년부터 서울 서부를 중심으로 대발생이 관찰됐고, 지난해 인천 계양산에서는 등산객 통행 방해와 사체 적체가 문제가 됐다. 떼로 몰려드는 벌레가 현관문, 방충망, 차량 유리, 상가 조명 주변에 붙으면 위생상 불쾌감이 커지고 사체가 쌓여 얼룩이나 냄새로 이어질 수 있다. 운전 중 앞유리에 많이 달라붙으면 시야가 흐려질 수 있어 빠르게 닦아내는 것이 안전하다.

건강 관리에서 놓치기 쉬운 부분은 살충제다. 벌레가 많다는 이유로 실내외에 살충제를 과도하게 뿌리면 눈, 코, 목 점막을 자극할 수 있고 호흡기가 예민한 사람에게 불편을 키울 수 있다. 서울시는 실내 유입 시 살충제보다 휴지나 빗자루 같은 물리적 제거를 권하고, 야간 조명을 줄이며 방충망 틈을 확인하라고 안내한다. 밝은 옷보다 짙은 옷을 입는 것도 달라붙는 일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러브버그는 불쾌한 외형과 떼 출현 때문에 해로운 벌레처럼 느껴지지만, 유충은 땅속 유기물을 분해해 토양을 비옥하게 하고 성충은 꽃가루 이동에도 관여한다. 결국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은 감염보다 생활 불편, 심리적 부담, 잘못된 방제에서 비롯되는 자극에 가깝다. 여름철 러브버그를 만났을 때는 지나친 공포보다 차분한 차단과 청소가 우선이다. 방충망을 정비하고 야간 조명을 낮추며, 몸에 붙은 벌레는 세게 문지르지 말고 가볍게 털어내는 정도가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