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피부 건강을 이야기할 때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자외선 차단이다. 햇볕을 오래 쬐면 피부가 붉어지고 따가운 정도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색소침착, 피부 노화, 피부암 위험까지 높아질 수 있다. 그런데 최근 SNS에서는 자외선 차단제가 해롭다거나, 특정 음식이나 음료가 자외선 차단제를 대신할 수 있다는 식의 정보가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흐름이 오히려 피부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미국 식품의약국은 2026년 6월 9일 자외선 차단제 일반의약품 성분 목록에 베모트리지놀을 추가했다. 이는 1990년대 후반 이후 처음으로 미국 일반판매 자외선 차단제 성분에 새 활성 성분이 추가된 사례다. FDA는 이번 결정이 자외선 차단제 혁신을 촉진하고 소비자 선택권을 넓히는 중요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베모트리지놀은 자외선 A와 B를 모두 차단하는 광범위 자외선 필터로 알려져 있으며, 미국 외 여러 지역에서는 이미 사용돼 온 성분이다.
이번 허가는 자외선 차단제 시장에 긍정적인 변화로 받아들여진다. 자외선 B는 주로 피부가 타고 붉어지는 일광화상과 관련이 있고, 자외선 A는 피부 깊숙이 침투해 광노화와 색소 변화, 피부 손상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제품을 고를 때는 단순히 SPF 숫자만 보는 것이 아니라 UVA와 UVB를 모두 막는 광범위 차단 제품인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로이터도 이번 베모트리지놀 허가가 미국 소비자의 자외선 차단 선택지를 넓히고 제품 효과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문제는 자외선 차단제를 둘러싼 불신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SNS에서는 “햇볕은 무조건 좋다”, “자외선 차단제는 독성 물질이다”, “음식이나 과일주스만으로도 피부를 보호할 수 있다”는 식의 주장이 반복적으로 공유되고 있다. 한 연구를 다룬 보도에 따르면 틱톡의 자외선 차단 관련 영상 중 일부는 자외선 차단제를 피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었고, 이런 영상들이 높은 이용자 반응을 얻는 경향도 확인됐다.
특히 수박주스나 특정 항산화 식품이 자외선 차단제를 대신할 수 있다는 주장은 주의해야 한다. 과일과 채소에 들어 있는 항산화 성분이 전반적인 건강에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피부 표면에서 자외선을 막아주는 자외선 차단제와 같은 역할을 하지는 못한다. 최근 피부과 전문의들은 수박주스가 자외선 차단제를 대체할 수 없으며, 자외선 차단은 검증된 제품과 물리적 차단 습관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외선 차단제를 고를 때는 광범위 차단 표시와 SPF를 확인하는 것이 기본이다. 일상생활에서는 SPF 30 이상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권장되며, 야외활동이 길거나 땀을 많이 흘리는 상황에서는 물과 땀에 강한 제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 다만 “워터프루프”라는 표현이 완전한 지속 효과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수영이나 땀, 수건으로 닦는 행동 이후에는 다시 발라야 차단 효과를 유지할 수 있다.
사용량도 중요하다.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긴 하지만 너무 적게 바르면 표시된 차단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얼굴에는 충분한 양을 고르게 펴 바르고, 귀, 목 뒤, 턱선, 손등처럼 놓치기 쉬운 부위도 함께 챙겨야 한다. 야외활동 전 미리 바르고, 장시간 외출 시에는 2시간 간격으로 덧바르는 습관이 필요하다. 메이크업 제품에 SPF가 들어 있더라도 실제 사용량이 충분하지 않으면 별도의 자외선 차단제가 필요할 수 있다.
자외선 차단은 제품 하나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햇볕이 강한 시간대의 장시간 야외활동을 줄이고, 챙이 넓은 모자와 선글라스, 긴소매 옷, 양산을 함께 사용하는 것이 좋다. 특히 어린아이, 야외 근로자, 골프·등산·해변 활동이 잦은 사람, 피부가 쉽게 붉어지는 사람은 자외선 노출 관리가 더 중요하다. 흐린 날에도 자외선은 피부에 도달할 수 있어 날씨가 흐리다는 이유로 방심해서는 안 된다.
자외선 차단제에 민감한 피부라면 무조건 사용을 포기하기보다 제품 형태를 바꿔보는 것이 좋다. 눈 시림이나 따가움이 심한 사람은 무기자차 성분 제품이나 민감성 피부용 제품을 선택할 수 있고, 여드름이 잘 생기는 피부는 논코메도제닉 표시를 확인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아이에게 사용할 때는 연령과 피부 상태에 맞는 제품을 고르고, 생후 6개월 미만 영아는 제품 사용보다 직사광선 노출을 피하고 옷과 그늘로 보호하는 방식이 우선이다.
피부 건강에서 가장 위험한 태도는 검증되지 않은 정보를 믿고 자외선 차단을 중단하는 것이다. 햇볕은 비타민D 합성에 관여하지만, 강한 자외선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것이 건강한 선택이라는 뜻은 아니다. 비타민D가 걱정된다면 식사, 보충제,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관리할 수 있지만, 반복적인 일광화상과 피부 손상은 되돌리기 어렵다.
자외선 차단제 불신이 확산되는 지금 필요한 것은 과도한 공포가 아니라 균형 잡힌 정보다. 새 성분 허가로 제품 선택지는 넓어지고 있지만, 기본 원칙은 변하지 않는다. 광범위 차단 제품을 충분히 바르고, 필요한 시간에 덧바르며, 모자와 옷으로 물리적 차단을 병행하는 것이다. 여름철 피부 건강은 유행하는 SNS 정보보다 검증된 차단 습관이 지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