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잘 지내던 반려견이 밤에 이유 없이 서성거리거나, 집 안에서 길을 잃은 듯 멍하니 서 있는 모습을 보인다면 단순 노화로 넘기기 쉽다. 그러나 최근 동물병원 진료 현장에서는 이러한 행동 변화가 인지기능장애의 초기 신호로 확인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사람의 치매와 유사한 개념으로, 고령 반려견에서 점차 보고 빈도가 증가하는 추세다.
인지기능장애는 뇌 기능 저하로 인해 기억력과 학습 능력, 공간 인지력이 떨어지는 상태를 의미한다. 예전에는 잘 알던 보호자를 알아보지 못하거나, 배변 습관이 흐트러지는 행동도 나타날 수 있다. 대한수의사회는 고령견에서 갑작스러운 행동 변화가 있을 경우 단순 노화와 구분해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다.
임상적으로는 밤낮이 바뀌는 수면 패턴 변화, 반복적인 짖음, 이유 없는 불안 행동이 주요 신호로 언급된다. 특히 밤에 잠들지 못하고 배회하는 증상은 보호자의 피로도까지 높이는 요인이 된다. 초기에는 미묘한 변화로 시작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빈도가 늘어날 수 있다.
최근 동물병원에서는 인지기능장애를 완치의 개념이 아닌 관리의 영역으로 접근한다. 영양 관리와 환경 자극, 규칙적인 산책이 인지 기능 유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제시된다. 세계동물보건기구 역시 노령 반려동물의 삶의 질을 유지하기 위한 다각적 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