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시간은 어느새 빠르게 흘러간다. 한때 품에 안겨 잠들던 작은 존재가 나이가 들고, 걸음이 느려지며, 흰 털이 늘어가는 모습을 바라보는 보호자 마음에는 사랑과 함께 불안도 깊어진다. 그 불안이 가장 크게 느껴지는 순간은 마취가 필요한 수술이나 시술을 권유받았을 때다. 치주질환, 종양, 노령성 질환 등 치료가 필요하다는 말을 들어도, 보호자의 머릿속을 지배하는 것은 ‘과연 마취를 견딜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다.
많은 보호자가 노령이라는 이유만으로 마취를 위험하게 인식한다. 그러나 나이가 많다고 해서 반드시 마취 위험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기준은 달력에 적힌 나이가 아니라 현재의 건강 상태, 즉 생물학적 나이다. 전반적인 장기 기능이 안정적인 고령 동물은 상대적으로 젊어도 기저질환이 많은 개체보다 마취 위험이 낮을 수 있다. 마취 사고의 상당수는 노화 자체보다, 충분한 사전 평가 없이 진행된 경우에서 발생한다.
노령 동물의 마취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가장 중요한 단계는 마취 전 검사다. 혈액검사를 통해 간과 신장 기능, 전해질 상태, 영양 지표 등을 확인하면 약물 대사와 회복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다. 여기에 흉부 방사선 검사를 통해 폐와 기도의 상태를 점검하고, 필요하다면 초음파 검사를 통해 복부 장기의 구조적 이상 여부를 살핀다. 이러한 과정은 마취 중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요소를 미리 파악하고 대비하기 위한 필수 절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