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발성경화증 환자의 뇌를 고해상도 MRI로 분석한 결과, 병변 가장자리가 어둡게 보이는 이른바 ‘검은 테두리 병변’이 질환의 공격성과 장애 위험을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병변은 지속적으로 염증이 남아 있는 만성 활성 병변으로, 질환이 보다 빠르게 악화되는 환자군에서 두드러지게 관찰됐다.
다발성경화증은 전 세계적으로 200만 명 이상이 겪는 만성 신경면역질환으로, 면역체계가 뇌와 척수의 신경을 보호하는 수초를 공격하면서 시력 저하, 근력 약화, 균형 장애, 감각 이상 등 다양한 증상을 유발한다. 일부 환자는 초기 치료 후 증상이 호전되지만, 상당수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악화되는 진행성 형태로 이행해 마비, 인지 기능 저하, 배뇨 장애 등을 겪는다.
연구진은 NIH 임상센터에서 치료를 받던 다발성경화증 환자 192명의 뇌를 7테슬라 초고자장 MRI로 정밀 촬영했다. 그 결과 전체 환자의 절반 이상에서 최소 하나 이상의 검은 테두리 병변이 발견됐다. 병변 수에 따라 분석했을 때, 네 개 이상 검은 테두리 병변을 가진 환자들은 이러한 병변이 전혀 없는 환자들에 비해 진행성 다발성경화증으로 진단될 가능성이 더 높았고, 운동 및 인지 장애가 더 이른 나이에 나타나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검은 테두리 병변이 많은 환자일수록 뇌의 백질 양이 줄어들고, 운동과 인지 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저핵 크기도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장기간 추적 관찰이 가능한 일부 환자에서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테두리가 없는 병변은 점차 줄어든 반면, 검은 테두리 병변은 크기가 유지되거나 오히려 커지며 뇌 손상을 지속시키는 양상을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