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마시지 않고 고기 섭취도 줄였는데 건강검진에서 지방간 진단을 받는 사례가 적지 않다. 채식 위주의 식단을 꾸준히 유지해온 중장년층 사이에서 특히 이런 의문이 자주 제기된다. 일반적으로 지방간은 음주나 기름진 음식과 연관된 질환으로 인식되지만, 실제 원인은 훨씬 복합적이다. 전문가들은 식단 구성의 중심이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섭취한 에너지가 제대로 소모됐는지가 핵심이라고 설명한다.
지방간은 간세포 안에 중성지방이 과도하게 쌓인 상태를 의미한다. 술이 대표적인 원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비음주성 지방간의 상당수는 탄수화물 과잉 섭취와 활동량 부족에서 비롯된다. 채식을 하더라도 흰쌀밥이나 빵, 면류, 설탕이 들어간 가공식품 비중이 높다면 남은 에너지는 간에서 지방으로 전환돼 저장된다. 간은 지방 섭취량보다 전체 에너지 균형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채식을 시작하면 포만감을 얻기 위해 곡류나 전분 식품에 의존하기 쉬워진다. 문제는 이렇게 섭취된 탄수화물이 사용되지 못할 경우 대부분 간으로 향한다는 점이다. 특히 저녁 시간대에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를 반복하면 밤사이 지방 합성이 활발해질 수 있다. ‘채식이니까 괜찮다’는 인식이 오히려 위험 신호를 놓치게 만드는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