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GLP-1 계열 체중 감량 약물이 이제는 반려동물 분야로까지 확장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오젬픽, 위고비, 마운자로 등 인간용 비만·당뇨 약물이 급속도로 대중화된 가운데, 미국 연구진이 고양이를 대상으로 한 GLP-1 약물의 예비 임상을 공식적으로 시작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반려동물 비만 치료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생명공학 기업 오카바(Okava Pharmaceuticals)는 최근 비만 고양이용 GLP-1 약물 연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가 개발 중인 방식은 기존 인간 치료제와는 다소 다르다. 인간 환자에게는 주로 주 1회 주사 형태로 약물을 투여해 왔지만, 고양이에게는 마이크로칩보다 조금 큰 크기의 주입형 임플란트를 피부 아래 삽입해 최대 6개월 동안 약물을 지속적으로 방출하는 시스템을 실험하고 있다.
조사 결과는 내년 여름쯤 공개될 예정이며, 연구가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GLP-1 약물이 반려동물 의료 분야에서도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미 일부 수의사는 비만뿐 아니라 당뇨를 앓는 고양이에게 인간용 GLP-1 치료제를 오프라벨로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카바 외에도 반려동물 전용 GLP-1 약물 개발에 뛰어든 업체가 늘고 있어 시장 진입 경쟁도 예고된다.
다만 실효성과 함께 가장 큰 변수로 꼽히는 것은 비용 문제다. 텐네시대 수의 영양학자 메리앤 머피 박사는 “많은 보호자에게 반려동물에게 음식을 주는 행위는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약물 치료가 과연 얼마나 매력적으로 다가올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실제로 반려동물 비만은 단순 생활습관과 직결되는 경우가 많아 보호자의 인식 변화도 중요하다는 평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