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최근 발표한 비만 진료지침에서 비만을 단순한 체중 증가가 아닌 평생 관리가 필요한 만성·재발성 질환으로 규정하며, 조기 진단과 개인 중심의 통합 치료 접근을 강조했다. 이번 권고는 약물·수술·행동 중재를 포함한 다층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기존 입장을 보다 구체화한 내용으로, 글로벌 비만 대응 전략의 전환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WHO는 특히 GLP-1 계열 비만 치료제를 장기적으로 사용해야 최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단기간 체중 감량에 그치지 않고 효과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행동 치료와의 병행이 필수적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이는 최근 임상에서 확인된 체중 감소 효과를 인정하면서도, 약물 단독 치료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결과를 보장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WHO는 두 권고 모두 ‘조건부 권고’ 등급으로 분류했는데, 이는 GLP-1 치료제가 효과적이라는 근거는 충분하지만 장기적 데이터의 부족, 비용 부담, 제도적 준비 상황, 국가별 형평성 문제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이번 지침이 치료 효과만큼이나 ‘접근성’의 중요성을 강조한 데 주목하고 있다. GLP-1 계열 치료제는 현재 고가의 약제로 분류되며 국가 보험체계 적용 여부에 따라 접근성 격차가 크게 발생한다. WHO는 각국이 공정하고 투명한 기준에 따라 가장 치료가 필요한 고위험군을 우선 선정하고, 이후 제도적·재정적 여건이 마련되는 대로 점진적으로 대상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는 보건 시스템이 충분히 준비되기 전까지 무분별한 처방 확대를 지양하면서도, 의료적 필요도가 높은 환자에게는 치료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는 취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