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드는 순간까지 TV나 스탠드를 켜두는 습관이 흔하지만, 최근 연구에서는 야간 조명 노출이 심장 기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국내외 심혈관 연구진은 수면 중 빛이 체내 생체리듬을 교란해 교감신경을 과활성화시키고, 혈압·심박수 증가를 유발해 심장마비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을 제시했다. 그동안 빛 공해는 수면의 질 저하 문제로 주로 논의되었으나, 최근에는 심혈관계 영향까지 확장해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주목된 것은 야간 조명 노출이 신경계와 대사 기능을 동시에 자극한다는 점이다. 시카고대학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약한 조명 아래서 수면을 취하게 한 뒤 심박수와 혈압 변화를 측정했다. 그 결과 어두운 방에서 잔 경우에 비해 조명이 있는 환경에서는 심박수 상승 폭이 유의하게 컸고, 수면 단계 전반에서 교감신경계 활성도가 높게 유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잠든 동안에도 몸이 긴장 상태를 유지해 심장 부담이 커진다”고 분석했다.
국내 심장학계에서도 비슷한 경향이 보고된다. 대학병원 순환기내과 전문의는 야간 조명 노출이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해 심혈관 보호 효과가 떨어지고, 혈압이 잠으로 인해 충분히 떨어지지 않는 ‘비하강형 혈압 패턴’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패턴이 지속될 경우 심근경색·뇌졸중 위험이 증가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일부 관찰 연구에서는 수면 환경이 밝을수록 야간 혈압 유지도가 높아 심장 부담이 누적된다는 결과가 제시된 바 있다.
대사 교란도 함께 문제로 지적된다. 빛을 켜고 자면 인슐린 저항성과 혈당 변동성이 커진다는 실험 연구들이 보고되었으며, 이는 심혈관 질환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젊은 성인 대상 연구에서도 야간 조명 노출군에서 혈당 조절 능력이 떨어지고, 지방 대사에도 변화가 나타났다는 결과가 발표됐다. 연구진은 “수면 환경의 조도가 낮아지는 것만으로도 대사 지표가 개선되는 경향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