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의 입에서 나는 불쾌한 냄새를 단순한 ‘입냄새’로 치부하는 보호자들이 많지만, 수의학계에서는 이를 심장병의 초기 신호로 주목하고 있다. 최근 미국수의치과협회(AVDC)와 유럽소동물수의학회(WSAVA)는 반려동물의 구강 세균이 혈류로 침투해 심장과 신장, 간 등 주요 장기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경고를 잇따라 내놓았다. 특히 노령견이나 소형견의 경우 잇몸 염증이 심장판막 질환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며, 구강 관리의 중요성이 재조명되고 있다.
강아지의 구강 내에는 300종 이상 세균이 서식한다. 평소에는 면역 체계가 이를 일정 수준에서 억제하지만, 치석이 쌓이고 잇몸이 염증을 일으키면 세균이 모세혈관을 타고 혈류로 침투한다. 이렇게 이동한 세균은 심장의 판막에 달라붙어 ‘세균성 심내막염’을 유발할 수 있다. 심내막염은 판막이 두꺼워지고 기능이 떨어지면서 혈액 역류를 일으키는 치명적인 질환으로, 치료하지 않으면 심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치주염이 있는 개가 그렇지 않은 개보다 심장병 발병률이 6배 이상 높다는 보고도 나왔다.
잇몸 염증의 초기 증상은 입냄새로 나타난다. 강아지의 구취가 심해지고, 침이 끈적이거나 잇몸이 붓고 피가 비친다면 단순한 위장 문제나 먹이 잔여물 때문이 아니라 치은염이나 치주염의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이런 염증이 진행될수록 통증이 심해지고, 먹는 양이 줄어 체중이 감소하거나 전신 피로가 나타나는 등 전신 질환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소형견은 치아 구조가 좁고 밀집되어 있어 세균 번식이 빠르고, 노령견은 면역 저하로 감염에 더 취약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