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치질을 소홀히 하거나 구강 건강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충치나 잇몸병이 생길 수 있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입속 세균이 입을 넘어 장기 깊숙한 곳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특히 췌장암과의 연관성이 밝혀지며 충격을 주고 있다. 미국 뉴욕대 의대와 하버드대 공중보건대학원 등 여러 연구기관에서는 구강 세균의 종류와 분포가 췌장암 발병 위험을 예측할 수 있다는 데이터를 제시했다.
그 핵심은 ‘포로피로모나스 진지발리스’(Porphyromonas gingivalis)라는 세균이다. 이 균은 대표적인 치주질환 유발 세균으로, 잇몸 염증을 일으키고 치조골을 파괴하며 심한 구강 건강 문제를 일으킨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이 세균은 혈류를 타고 체내를 돌아다닐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췌장 조직에 도달해 면역 회피 및 염증 반응을 유도해 발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는 것이 학계의 분석이다. 실제로 이 균에 감염된 사람은 췌장암 발생률이 최대 2배 이상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또한 트레포네마 덴티콜라(Treponema denticola), 액티노마이세스 등의 다른 혐기성 세균들도 문제다. 이들 세균은 구강 내 염증을 지속적으로 유발해 만성 염증 상태를 유지하게 만들고, 이는 전신 염증성 질환과 연관된다. 췌장은 원래 세균이 들어가기 어려운 기관이지만, 면역이 저하된 상태에서는 이러한 균들이 혈관이나 림프계를 통해 췌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결국 구강 세균은 단지 입안 문제만이 아니라, 췌장처럼 중요한 장기에도 치명적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존재가 되는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