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이 10세를 넘기기 시작하면 여러 신체 기능이 서서히 저하되기 마련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단순한 노화가 아닌, 뇌 기능 저하로 인한 ‘치매’ 증상을 보이는 고령 반려견이 늘고 있다. 수의학적으로는 인지기능장애증후군(CDS, Canine Cognitive Dysfunction Syndrome)이라 불리며, 사람의 알츠하이머병과 유사한 퇴행성 뇌질환이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보호자들이 이 변화를 '그저 나이 들어서'로 받아들이며 치료 시기를 놓치고 있다.
노령견 치매는 기억력 감퇴보다 ‘행동 변화’가 먼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초기 신호로는 낮에는 축 처져 있다가 밤이 되면 보채거나 돌아다니는 '수면 주기 변화', 가족을 알아보지 못하거나 이름을 불러도 반응하지 않는 '사회적 반응 저하', 익숙한 공간에서 길을 잃는 듯한 '방향감각 상실'이 있다. 또한 배변 실수가 잦아지고, 벽을 응시하거나 같은 자리를 반복해서 도는 등의 이상 행동도 관찰된다. 이 같은 변화는 시간이 갈수록 점점 심해지며, 보호자와의 교감에도 영향을 준다.
문제는 치매가 진행되기 시작하면 뇌 신경세포 손상이 되돌릴 수 없는 상태로 악화된다는 점이다. 하지만 조기에 발견하면 약물과 생활환경 개선을 통해 증상 진행을 늦추고, 반려견의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다. 실제로 수의학계에서는 치매의 진행 단계를 3단계로 나누며, 각 단계에 따라 행동 치료, 식이 조절, 보조 약물 등을 처방하고 있다. 최근에는 항산화제가 포함된 뇌 건강 전용 사료나 인지기능 향상 보조제가 활용되며, 일부 경우에는 혈류 개선제나 수면 보조제를 병용하기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