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이 다른 암보다 먼저 진단될 경우 생존율이 가장 높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국립암연구소(NCI)가 운영하는 ‘감시, 역학 및 최종 결과(SEER)’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한 이번 연구는 2000년부터 2020년까지 대장암 환자 3개 그룹의 예후를 비교해 세계 최대 규모의 암 등록 자료를 기반으로 한 분석으로 평가받는다. 연구 결과는 미국외과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Surgeons)에 게재되었다.
연구팀은 환자들을 ▲대장암만 진단된 그룹(A군), ▲대장암을 먼저 진단받고 이후 다른 암이 발생한 그룹(B군), ▲다른 암을 먼저 진단받고 이후 대장암이 발견된 그룹(C군)으로 나누어 분석했다. 예상을 뒤엎고 B군, 즉 대장암이 가장 먼저 진단된 환자들이 전체 생존율과 암 특이 생존율 모두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B군의 평균 생존기간은 약 50.4개월로, A군이나 C군에 비해 유의미하게 길었다.
B군은 수술적 치료를 받을 가능성도 높았다. 실제로 이 그룹의 수술 시행률은 20.5%로, 대장암만 진단된 A군(13.0%)이나 다른 암이 먼저였던 C군(14.3%)에 비해 높았다. 연구를 주도한 클리블랜드 클리닉 플로리다의 안젤리 위그나쿠마르 박사는 “단독 대장암 환자가 가장 좋은 예후를 보일 것이라 예상했지만, 오히려 대장암 진단 후 다른 암이 발생한 환자들의 생존율이 더 높았다”며 연구 결과에 대한 놀라움을 전했다.
B군이 더 나은 결과를 보인 이유는 여러 가지로 추정된다. 우선, 암 진단 후 의료 시스템과의 접촉이 증가하면서 정기적인 모니터링과 건강관리 습관이 강화된다. 이는 다른 암의 조기 발견과 치료로 이어지고, 결과적으로 전체 생존율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 또한, 암 치료 중 형성된 면역반응이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암에 대한 대응력을 높였을 가능성도 제시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