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초기 몇 주간의 알코올 노출이 배아의 유전자 기능과 세포 대사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핀란드 헬싱키 대학 연구진은 동핀란드 대학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인간 발달의 초기 단계, 특히 낭배 형성기에 알코올이 미치는 영향을 심층적으로 분석했다. 연구에 따르면, 이 시기에 알코올에 노출된 배아줄기세포는 유전자 발현 패턴은 물론 대사 회로에서도 뚜렷한 변화를 보였다.
연구는 배양 접시에서 만능 배아줄기세포를 세 개의 배엽—내배엽, 중배엽, 외배엽—으로 분화시킨 후, 각각 다른 농도의 알코올에 노출시켜 진행됐다. 낮은 농도는 ml당 1 미만, 높은 농도는 ml당 3을 초과하는 수준이었다. 그 결과, 알코올 농도가 높을수록 유전자 활성과 세포 대사의 변화가 더욱 뚜렷해졌으며, 특히 외배엽 세포에서 가장 극심한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배엽은 뇌와 신경계를 포함한 중추신경계의 기초가 되는 세포층이다.
이러한 유전적 변화의 핵심은 메티오닌 회로에서 비롯되었다. 메티오닌 회로는 세포 내 메틸기 생성에 관여하며, 메틸기는 DNA에 결합해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후성유전학적 메커니즘의 핵심 요소다. 연구를 주도한 박사 과정 연구원 에시 발렌은 “이 회로에서의 대사 이상은 유전자의 잘못된 조절로 이어져, 배아 발달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외배엽 세포에서 확인되었고, 이는 뇌 발달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실제로 알코올 노출로 인해 변화된 유전자 중 일부는 전전뇌증, 심장 및 뇌량 발달 결손 등 태아기 알코올 노출과 관련된 주요 이상과 연관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관련해 연구 책임자인 니나 카미넨-아홀라 준교수는 “태아기 알코올 노출이 신경발달 장애의 주된 원인 중 하나라는 점을 이 연구가 다시 한 번 입증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