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치료실(ICU)에서 감염 예방을 위해 환자 전신에 일괄 적용되는 소독 절차가 오히려 항생제 내성균의 확산을 촉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탈리아 볼로냐대학교와 영국 연구진이 주도한 이 국제 연구는 The Lancet Microbe에 게재되었으며, 병원 내 감염 통제를 위한 현재의 표준 절차인 ‘전신 탈균(universal decolonization)’이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MRSA)은 줄이지만, 메티실린 내성 표피포도상구균(MRSE)은 늘릴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전신 탈균은 1990년대부터 ICU 환자에게 일괄적으로 적용돼온 절차로, 전신에 클로르헥시딘(Chlorhexidine) 용액을 사용하고, 코에는 무피로신(Mupirocin) 연고를 바르는 방식이다. 이 방법은 MRSA 감염률을 과거 30~40%에서 5% 이하로 낮추는 데 크게 기여하며, 영국·미국 등 여러 국가에서 감염관리 표준으로 채택됐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스코틀랜드 내 두 병원을 비교 분석한 결과, 전신 탈균을 일괄 시행한 병원에서 MRSE 감염률이 더 높게 나타났다. MRSE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으나, 최근 의료기기 관련 감염에서 빈번히 검출되고 다제내성 성향까지 보여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구진은 “전신 탈균을 적용한 병원은 표적 탈균(감염자만 선별 소독) 병원보다 클로르헥시딘과 무피로신 사용량이 훨씬 많았으며, 이로 인해 장기간 항균제 압력이 작용해 MRSE가 선택적으로 살아남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