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은 떨림, 경직, 느린 움직임 등의 운동 증상 외에도 장 기능 이상과 염증, 장 투과성 증가와 같은 비운동성 증상이 동반되는 대표적인 신경퇴행성 질환이다. 특히 이러한 장 관련 증상은 파킨슨병의 대표 증상이 나타나기 수십 년 전부터 발생할 수 있어, 최근에는 장내 미생물군의 역할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파킨슨병 환자의 장내 미생물군은 건강한 사람과 비교했을 때 구성과 기능 면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하지만 그간 연구들은 대상 인구의 지역적 차이, 분석 방법의 다양성 등으로 인해 결과가 일관되지 않았고, 명확한 병인적 연관성을 입증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따라 과학자들은 보다 신뢰도 높은 분석을 위해 대규모 데이터를 결합한 메타분석과 머신러닝 기법을 활용하고 있다.
최근 쿼드럼 연구소와 유럽생물학연구소 공동 연구진은 22개 국제 연구에서 수집한 4,500명 이상의 장내 미생물 데이터를 분석해 파킨슨병 환자에서 반복적으로 관찰되는 특정 미생물 군집과 그들의 대사 활동을 밝혀냈다. 이 연구는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되며, 파킨슨병 관련 마이크로바이옴 변화에 대한 가장 포괄적인 분석으로 평가받고 있다.
분석 결과, 파킨슨병 환자에게서 병원성 세균의 존재가 증가하고 이들이 장벽의 염증과 투과성 증가, 즉 '장 누수'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음이 밝혀졌다. 장벽이 손상되면 박테리아 유래 대사산물이나 독성 화학물질이 체내로 이동하게 되고, 이는 중추신경계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연구진은 특히 환경에서 유래한 화학 물질이 이러한 미생물군의 변화를 유발할 가능성에도 주목했지만, 현재로서는 특정 물질의 인과관계를 단정짓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