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도 술이 있어야 잠이 오시나요
오늘 밤에도 잠들기 전 술을 찾으셨나요? '술 없이는 잠을 못 자겠어요'라는 말이 낯설지 않으시다면, 지금의 음주 습관을 한 번 짚어봐야 할 때입니다 처음에는 긴장을 풀려고 마신 한 잔이었지만, 어느새 술이 없으면 눈을 감기조차 어려운 상태로 바뀌어 있을 수 있습니다.
잠은 빨리 오지만, 후반부 수면은 왜 흔들릴까요
알코올은 뇌의 억제성 신경전달을 강화해 잠드는 시간을 앞당깁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알코올이 대사되면서 수면 후반부에는 렘수면이 반동적으로 늘고 얕은 잠과 잦은 각성이 반복됩니다. 그래서 총 수면 시간은 비슷해 보여도 아침에 개운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잠을 위해 마시는 술이라도 몸에는 예외가 되지 않습니다.
세계 질병부담(GBD 2016) 분석에 따르면 2016년 전 세계 음주 관련 사망은 약 280만~300만 명으로 추정되며, 건강을 위한 안전한 음주 수준은 없다고 결론지었습니다.[1]
왜 유독 한 잔에 기대게 되나요
스트레스나 불안으로 잠들기 어려운 밤, 알코올의 진정 작용에 기대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시간이 흐를수록 같은 양으로는 잠들기 어려워진다는 사실입니다. 내성이 생기면서 음주량이 조금씩 늘고, 그만큼 몸에 미치는 부담도 커집니다.
특히 여성에서는 음주와 우울감이 서로 맞물리는 경향이 확인되었습니다.
한국복지패널 자료 분석에 따르면 여성은 정상음주군보다 알코올사용장애군에서 우울증상 위험이 1.90배 높았으나, 남성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2]
이런 변화가 반복된다면 확인해볼 신호
다음과 같은 변화가 함께 나타난다면 단순한 잠버릇을 넘어선 상태일 수 있습니다. 내성이 생겨 같은 효과를 위해 음주량이 늘어나는 패턴은 주의 깊게 봐야 할 신호입니다.
- 잠들기까지 필요한 음주량이 조금씩 늘어남
- 다음 날 아침 손 떨림이나 식은땀이 나타남
- 술을 마시지 않은 날 오히려 뒤척임이 심해짐
- 새벽에 자주 깨고 다시 잠들기 어려움
- 음주 다음 날 낮 동안 집중력 저하와 짜증이 반복됨
선별검사부터 상담까지, 절차와 비용은 어떻게 되나요
음주와 수면 문제를 확인하는 첫걸음은 거창한 검사가 아니라 문진입니다. AUDIT은 정신건강의학과와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널리 쓰는 10문항 내외의 표준화된 음주 선별 도구로, 스스로 답하는 데 5분 내외가 걸립니다.
정신건강의학과 초진에서는 최근 음주 빈도와 양, 함께 복용 중인 약물을 확인하는 문진이 먼저 이루어지고 대개 20~30분 정도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문진 과정에서 음주량을 실제보다 적게 말씀하시는 경우가 흔해, 최근 1~2주간의 음주 일지를 미리 적어 가면 상담 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정신건강의학과 외래는 건강보험 적용 대상으로 진료비 체계는 다른 진료과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를 이용하면 기본 상담은 무료로 제공되며, 병원 방문이 부담스러운 경우 전화 상담으로 먼저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불면이 심하거나 수면무호흡이 함께 의심되는 경우에는 담당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수면다원검사 같은 정밀 검사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때 건강보험 적용 여부는 진단명과 검사 목적에 따라 달라집니다. 다만 AUDIT 같은 자가보고식 선별검사는 실제 음주량보다 적게 나타날 수 있어, 선별검사 결과 하나만으로 진단을 내리지는 않습니다.
약을 함께 먹어도 괜찮을까요
약과 술을 함께 먹어도 큰 문제가 없다고 여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모든 약물이 위험한 것은 아닙니다.
이중맹검 위약대조 연구에서는 메트로니다졸 복용 후 음주해도 혈중 아세트알데하이드가 높아지지 않았고 이상반응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보고되었습니다.[3]
반면 항생제 종류에 따라 효과 자체가 떨어질 수 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체계적 문헌고찰에서는 에리스로마이신이 음주 시 항생 효능이 감소할 수 있고, 독시사이클린은 만성 알코올 중독 시 효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보고했습니다.[4]
수면유도제나 항불안제는 알코올과 함께 작용하면 호흡억제 위험이 커질 수 있어, 처방받은 약물이 있다면 음주 전 의료진과 상의가 필요합니다.
관리 방법, 무엇이 나에게 맞을까요
관리 방법은 현재 상태에 따라 달라집니다. 아래 세 가지를 비교해볼 수 있습니다.
가벼운 스트레스성 불면이라면 생활습관 교정과 상담이 먼저 필요하고, 이미 음주량이 늘고 손 떨림 같은 금단 증상이 동반된다면 정신건강의학과 진료가 더 맞습니다
진료를 고려해야 하는 시점
아침에 손이 떨리거나 식은땀이 나는 경우, 술을 줄이려 해도 스스로 조절이 안 되는 경우, 음주로 직장이나 가족관계에 문제가 생긴 경우라면 진료를 통한 확인이 필요합니다. 자가진단으로 넘길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다는 신호이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