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몸살이 좀 세게 와서 동네 내과 갔다가 약 받아왔거든요. 집에 와서 밥 먹고 약 먹었는데 진짜 거짓말 안 하고 한 시간도 안 돼서 눈이 스르륵 감기더라구요. 원래 집사라는 직업이 고양이 낮잠 감시하는 사람 아니겠냐만 ㅋㅋ 그날은 제가 먼저 뻗었어요. 애들이 사료 달라고 밟고 지나가는데도 몽롱해서 한참 뒤에 깼음 ㅠㅠ
그냥 몸이 아파서 그런가 했는데, 다음날도 똑같은 시간대에 약 먹고 또 잠이 훅 와요. 커피를 마셔도 소용이 없고, 폰 보다가도 화면이 두 개로 보이는 느낌? 순간 좀 겁났던 게 제가 원래 잠이 막 많은 편이 아닌데 너무 강제로 꺼지는 느낌이라... 이게 정상인가 싶었어요. 운전할 일 있었으면 큰일 날 뻔했다 싶더라구요.
그래서 약봉투 다시 꺼내서 한참 봤는데 글씨는 왜 그렇게 다 작냐옹. 결국 약국에 전화해봤거든요. 그랬더니 감기약 안에 졸릴 수 있는 성분 들어가서 그럴 수 있다고 하시더라구요. 아 그 말을 듣고 나니까 좀 안심되긴 했는데, 진료 볼 때는 열이랑 목 아픈 얘기만 하지 그런 졸림은 제가 미리 생각도 못 했던 포인트라 괜히 뒤통수 맞은 기분이었어요.
그 뒤로는 약 먹는 시간도 좀 신경 쓰게 됐어요. 밖에 나가야 하는 날이면 괜히 더 무섭고, 집에 있을 때 먹는 쪽으로 조절하게 되더라구요. 고양이들 밥시간 놓칠까 봐 알람도 맞춰놓고요 ㅋㅋ 몸살보다 그 졸림이 더 기억에 남았음. 멍한 상태로 물그릇 채우다가 거의 쏟을 뻔해서 정신 번쩍 들었어요.
저만 유독 이런 편인 건지 갑자기 궁금해졌어요. 감기약 먹고 이렇게까지 잠 쏟아진 적 있는 분 있나요? 아니면 제가 유난히 약에 예민한 체질인 건지... 담부터는 처방받을 때 꼭 물어봐야겠다 싶긴 한데, 그날은 진짜 사람 하나 순한 낮잠 고양이 만들어놓더라구요 ㅠ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