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자꾸 드는 생각이 하나 있어요. 몸이 보내는 신호를 왜 이렇게 끝까지 무시하게 되나 싶더라고요. 저 원래도 좀 참는 편이긴 했는데, 최근엔 그게 좀 심했나 싶어서요. 두통이 오면 커피 한 잔 더 마시고, 어깨 뻐근하면 자세만 고쳐 앉고, 속이 쓰리면 대충 과자 주워 먹고 넘기고... 그러다 밤 되면 아 맞다 나 오늘 하루 종일 불편했지 이러는 거예요. 진짜 집사가 고양이 밥시간은 1분도 안 늦추면서 자기 몸은 한참 뒤로 미룸 ㅠㅠ
며칠 전엔 좀 뜨끔했어요. 오전부터 가슴이 답답한 느낌이 있었는데 그냥 피곤한가 보다 했거든요. 일하다가 집중이 안 될 정도였는데도 괜히 병원 가면 별말 없을까 봐, 오바하는 사람처럼 보일까 봐 계속 버텼어요. 근데 집 와서 애들 화장실 치우다가 갑자기 숨이 훅 차는 느낌이 들어서 그제야 겁났음... 그 순간 든 생각이 내가 내 몸을 너무 하찮게 다루고 있나 이거였어요.
이게 꼭 크게 아픈 문제가 아니어도 똑같더라고요. 생리통 심한 날도 원래 그런가 보다 하고, 소화 안 되는 것도 그냥 예민해서 그렇지 하고, 잠 설친 것도 며칠 지나면 괜찮겠지 하고. 맨날 이렇게 넘기니까 나중엔 어느 정도가 참아도 되는 불편이고 어느 순간부터는 진짜 봐야 하는 건지 감이 아예 없어져요. 기준이 점점 이상해지는 느낌... 남이 그러면 당장 쉬라 하고 병원 가보라 할 텐데 제 일만 되면 한없이 둔감해져요 ㅋㅋ
가끔은 진짜 아픈 것보다 내가 내 상태를 의심하는 버릇이 더 문제인가 싶어요. 이 정도로 유난 떨면 안 되지, 다들 이 정도는 견디겠지, 내가 체력이 약한 건가 이런 생각부터 먼저 드니까요. 근데 몸은 계속 말하고 있었던 것 같거든요. 좀 쉬라고, 좀 챙기라고. 제가 계속 못 들은 척한 거지. 이상하게 나이 들수록 몸 챙기는 건 더 잘해야 하는데 오히려 더 대충 굴게 되는 느낌이에요.
저만 이런가요? 어디가 불편해도 바로 반응 못 하고 한참 미뤘다가 뒤늦게 후회하는 사람... 이 버릇 어떻게 고치셨어요. 진짜 궁금해서요. 이제는 저도 애들 병원 스케줄 챙기듯 제 몸도 좀 제때 챙겨야 할 것 같은데 그게 왜 이렇게 어렵냐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