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요즘 제 취미가 뭐냐면 퇴근하고 씻고 침대에 누워서 드라마 한 편씩 보는 거거든요. 원래는 무대 영상이랑 직캠만 주구장창 돌려보는 편인데, 이번 달은 이상하게 드라마랑 영화에 꽂혀서 이것저것 많이 봤어요. 근데 보다 보면 자꾸 아이돌 생각나는 거 저만 그래요? 감정 터지는 장면 나오면 “이거 우리 애들 뮤비 서사로 나와도 대박이겠다” 이러고 있고, OST 좋으면 바로 플레이리스트에 넣고요. 최근에 본 작품들은 막 엄청 자극적이다 이런 느낌보다, 보고 나면 사람 마음이 좀 오래 남는 쪽이 더 좋았어요.

특히 요즘은 인물들 사이에 말 못 한 마음이 쌓이는 그런 전개가 왜 이렇게 좋죠. 대놓고 울려는 장면보다 별말 아닌 대사 하나가 훅 들어오는 게 더 세더라고요. 얼마 전에 본 영화도 초반엔 그냥 잔잔하네 싶었는데 뒤로 갈수록 여운이 진짜 길었어요. 엔딩 크레딧 올라가는데 바로 다른 거 못 틀겠는 느낌… 뭔지 아실 듯. 저는 원래 템포 빠른 것도 좋아하는데, 요즘은 오히려 천천히 가는 작품이 더 좋았어요. 괜히 제 일상까지 차분해지는 느낌? 그래서 밤에 이어폰 끼고 보면 몰입이 더 세져서, 다 보고 나면 괜히 창밖 한 번 보게 됨. 약간 혼자 감성에 젖는 타입 맞는 듯요.

반대로 살짝 아쉬운 것도 있었어요. 초반 설정은 너무 재밌는데 중간부터 힘 빠지는 작품들 있잖아요. 캐릭터는 좋은데 이야기가 그걸 못 따라가는 느낌. 그런 거 보면 배우들 연기 아까워서 더 아쉽더라고요. 그리고 저는 로맨스가 있어도 좋은데, 갑자기 개연성 없이 급전개되면 팍 식는 편이에요. 차라리 천천히 쌓아주면 제가 더 미쳐하는데… 이건 약간 콘서트 셋리스트 빌드업 보는 맛이랑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요. 감정선 잘 쌓아놓고 마지막에 터뜨리는 거, 그 맛을 알면 진짜 못 끊어요.

아무튼 요즘은 드라마 보다가 울컥하고, 영화 보다가 OST 찾아 듣고, 그러다가 또 최애 무대 보면서 하루 마무리하는 루틴이 생겼네요. 혹시 다들 최근에 본 거 중에 여운 오래 가는 작품 있었어요? 너무 무겁기만 한 거 말고, 감정선 예쁘게 남는 거 있으면 추천 좀 해주세요. 저 이제 주말에 또 정주행할 거 찾아야 해서 큰일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