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원래 방 꾸미기에 막 센스 있는 편은 아닌데, 식물 들이고 나서부터는 조금씩 감이 생기더라고요. 이것저것 해보다가 제일 만족했던 건 예쁜 화분을 많이 두는 것보다 식물 높이를 다르게 배치하는 거였어요. 예전엔 창가에 작은 화분들만 일렬로 놨는데 생각보다 답답해 보이고, 각각 예쁜 느낌도 잘 안 살아서 좀 아쉬웠거든요. 그래서 스툴 하나 놓고 그 위에 키 큰 식물 올리고, 바닥에는 잎 넓은 거 하나, 선반에는 작은 화분 하나 이런 식으로 층을 만들어봤어요. 별거 아닌데 방이 훨씬 차분하고 정돈돼 보여서 그때 좀 놀랐어요.

특히 저는 초록색이 너무 튀지 않고 자연스럽게 섞이는 분위기를 좋아해서, 화분 색도 최대한 베이지나 무광 화이트로 맞췄어요. 그렇게 하니까 식물 자체가 더 편안하게 보이고, 인테리어도 한결 부드러워졌어요. 식물 키우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같은 초록이어도 잎 모양이나 질감이 다 달라서, 그것만 잘 섞어도 꽤 분위기가 생기더라고요. 몬스테라처럼 존재감 있는 잎 하나에, 잔잔한 느낌 나는 작은 잎 식물 곁들이니까 방이 너무 심심하지도 않고요. 저는 저녁에 간접등 켜두면 잎 그림자 생기는 것도 좋아서 괜히 물 주고 한참 보게 돼요.

그리고 해보고 만족했던 또 하나는 식물을 방 한가운데 포인트로 두기보다, 원래 시선이 머무는 자리 옆에 두는 거였어요. 침대 옆, 책상 끝, 소파 옆 같은 자리요. 그렇게 두면 꾸민 티를 내려고 애쓴 느낌보다 그냥 원래 거기 있어야 했던 것처럼 자연스럽더라고요. 저한테는 그런 배치가 더 편했고, 눈이 자주 가니까 흙 상태나 잎 컨디션도 빨리 확인하게 돼서 관리에도 도움될 수 있어요. 인테리어용으로만 들였는데 오히려 생활 루틴이 조금 차분해진 느낌도 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