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저는 진짜 닉값대로 사는 편이라 밤새 보고 낮에 자는 타입이었거든요. 웹툰 한 편 보러 들어갔다가 쿠키 몇 개 쓰고, 웹소설은 “한 화만 더” 하다가 해 뜨는 거 국룰이었음. 그래서 한 달 전부터 나름대로 루틴 만들어서 해봤어요. 평일엔 퇴근하고 1시간만 보기, 완결작이랑 연재작 섞어서 보기, 자기 전에는 너무 과몰입 오는 거 말고 가벼운 거 위주로. 처음엔 이게 되겠냐 싶었는데, 막상 해보니까 덕질도 체력전이라는 걸 좀 알겠더라고요.
제일 크게 느낀 건 작품이 더 잘 들어온다는 거였어요. 예전엔 몰아볼 때는 재밌긴 한데, 나중에 생각해보면 장면만 남고 흐름은 흐릿했거든요. 근데 템포 조절하면서 보니까 캐릭터 감정선이나 떡밥 회수가 훨씬 잘 보였어요. 특히 웹소설은 문장 호흡 따라가면서 보는 맛이 살아나고, 웹툰은 컷 연출이 왜 좋았는지 좀 더 눈에 들어옴. 대신 단점도 있었음. 연재작 여러 개 병행하면 헷갈려요. 누구 회귀했고 누가 흑막인지, 어디선 계약결혼했고 어디선 빙의했는지 머릿속에서 세계관 충돌남. 이건 진짜 메모라도 해놔야 하나 싶더라.
그리고 수면 패턴도 아주 극적으로 좋아졌다 이런 건 아닌데, 적어도 다음날 인간 구실 못하는 날은 줄었어요. 덜 무리하게 보니까 눈 피로도 덜한 느낌이고, 집중력도 좀 나아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어요. 반대로 감정선 센 작품을 늦은 밤에 잡으면 루틴이고 뭐고 그냥 끝장남. 최근에도 후회남주 하나 잘못 집었다가 새벽 4시에 베개 치고 있었음. 이런 거 보면 문제는 장르가 아니라 내 자제력일 수도 있음.
아무튼 한 달 해본 결론은, 덕질을 줄인다기보다 오래 가게 만드는 방식 같았어요. 예전처럼 폭주하는 맛은 덜한데, 작품 하나하나를 더 오래 좋아하게 되는 느낌? 혹시 여기 계신 분들은 웹툰이랑 웹소설 같이 볼 때 루틴 어떻게 잡으세요? 완결작 몰아파랑 연재작 병행파 중에 뭐가 더 안 헷갈리는지도 좀 궁금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