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보다 조용했던 아내가 갑자기 코를 심하게 골기 시작하거나, 평소 없던 코골이가 폐경 전후로 두드러진다면 단순한 습관 변화로 넘기기 어렵다. 여성코골이는 호르몬 변화, 체중 증가, 비염 등 다양한 원인에서 비롯되며 방치하면 수면무호흡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코골이는 잠을 자는 동안 상기도가 좁아지면서 공기가 지나갈 때 주변 조직이 떨려 나는 소리다. 과거에는 남성에게 흔한 증상으로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폐경기 여성에서 코골이가 새로 시작되거나 심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보고가 이어지고 있다.
가장 많이 거론되는 원인은 폐경 전후 호르몬 변화다.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은 상기도 근육의 긴장도를 유지하는 데 관여하는데, 폐경기에 이 호르몬 수치가 줄어들면 기도 주변 근육이 이완되면서 코골이가 심해질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체중 증가도 중요한 원인 중 하나다. 폐경 전후로는 기초대사량이 낮아지고 체지방이 목과 턱 주변에 쌓이기 쉬운데, 이렇게 늘어난 지방 조직이 기도를 좁혀 코골이를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 특히 목둘레가 늘어난 경우 코골이 위험이 더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체중 증가는 여성 코골이를 악화시키는 요인 [그림=메디닉스DB]
비염이나 코막힘 같은 호흡기 문제도 영향을 준다.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코 안쪽 점막이 부어 있거나 비중격이 휘어 있으면 코로 숨쉬기가 어려워지고, 이로 인해 입으로 숨을 쉬는 습관이 생기면서 코골이가 심해지는 경우가 흔하다.
음주나 수면제, 항히스타민제 같은 약물도 코골이를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런 약물은 근육을 이완시키는 작용이 있어 기도 주변 조직이 더 쉽게 처지게 만들고, 특히 잠들기 직전 복용하면 코골이 소리가 더 커질 수 있다.
수면 자세도 영향을 미친다. 똑바로 누워 자면 혀뿌리가 뒤로 밀리면서 기도를 좁힐 수 있어 코골이가 심해지기 쉽다. 반면 옆으로 누워 자면 기도가 비교적 넓게 유지돼 코골이 소리가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져 있다.

옆으로 누워 자면 코골이가 줄어들 수 있어 [그림=메디닉스DB]
문제는 여성의 코골이가 단순한 소음을 넘어 수면무호흡증의 신호일 수 있다는 점이다. 자는 동안 호흡이 반복적으로 멈췄다가 다시 시작되는 수면무호흡증은 고혈압, 부정맥, 당뇨 등 만성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어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
특히 낮 동안 심한 피로감이나 졸림, 아침에 일어났을 때 두통이 반복되거나 함께 자는 가족이 숨이 멈추는 모습을 목격했다면 이비인후과나 수면의학과를 찾아 수면다원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평소에는 체중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고 잠들기 전 음주를 피하는 것이 코골이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옆으로 누워 자는 습관을 들이고 비염 증상이 있다면 적절히 치료받는 것도 중요하다. 코골이가 갑자기 심해지거나 수면무호흡 증상이 의심된다면 미루지 말고 전문의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