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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만 보 못 채워도 괜찮을까, 걷기 건강효과, 속도도 함께 살펴야

최근 연구서 걸음 수와 보행 강도의 조합에 주목, 생활 여건에 맞춘 꾸준한 실천 중요

메디닉스 정다빈기자|입력 |조회 0
하루 만 보 못 채워도 괜찮을까, 걷기 건강효과, 속도도 함께 살펴야
위 이미지는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제작했습니다. [그림=챗gpt ]

퇴근길 스마트폰에 표시된 걸음 수를 보고 운동이 부족했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다. 하루 만 보를 건강관리의 기준으로 삼다 보면 목표를 채우지 못한 날의 움직임은 별 의미가 없는 것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나 최근 연구는 걷기의 건강상 이점을 평가할 때 전체 걸음 수와 함께 걷는 강도도 살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지난 9월 공개된 호주 모나시대와 시드니대 연구진의 연구에 따르면, 하루에 걷는 양이 적더라도 상대적으로 빠르게 걷는 생활 패턴은 낮은 사망 위험과 관련이 있었다. 빠른 걸음이 어려운 사람에게는 편안한 속도로 걸음 수를 늘리는 방식도 의미 있는 선택지가 될 수 있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영국 스포츠의학저널’에 발표됐다.

연구진은 영국 바이오뱅크에 참여한 중년·고령자 10만3684명의 활동 측정 자료를 활용했다. 참가자들은 2013년부터 2015년 사이 일주일 동안 활동 측정 기기를 착용했다. 연구진은 이 자료를 바탕으로 하루 걸음 수와 걷기 강도의 다양한 조합이 이후 사망 위험과 어떤 관계를 보이는지 분석했다. 단순히 많이 걷는 사람과 적게 걷는 사람을 비교하는 데서 나아가, 같은 활동량에서도 걸음의 강도가 갖는 의미를 살핀 것이다.

이번 연구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걸음 수 목표를 적용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업무나 돌봄으로 긴 산책 시간을 확보하기 어려운 사람이라면 일상에서 걷는 구간 일부를 조금 더 활기차게 활용할 수 있다. 반대로 빠르게 걷기 힘든 사람은 무리하게 속도를 높이기보다 자신의 여건 안에서 걷는 양을 점진적으로 늘리는 접근이 가능하다. 연구진도 시간과 신체 능력, 주변 환경에 따라 실천 방법을 달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결과를 ‘빠르게 걸으면 사망을 예방한다’는 확정적인 결론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이 연구는 생활 속 활동과 건강 결과의 관련성을 살핀 관찰연구다. 걷는 속도를 높인 행동 자체가 사망 위험을 낮췄는지 입증하는 방식은 아니다. 원래 건강 상태가 좋은 사람이 더 활발하게 걸었을 가능성도 있어, 연구 결과를 개인의 수명이나 치료 효과로 곧바로 연결하는 해석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생활 속 적용은 거창한 운동 계획보다 실천 가능한 동선을 찾는 데서 시작할 수 있다. 점심을 먹은 뒤 사무실 주변을 잠깐 걷거나, 가까운 거리를 이동할 때 걸어갈 여유를 확보하는 식이다. 이는 특정 시간만 걸으면 연구와 같은 결과를 얻는다는 처방이 아니라, 바쁜 일상에 움직임을 더하기 위한 실천 예다. 하루 목표를 놓쳤다고 다음 날까지 포기하기보다 다시 이어갈 수 있는 습관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는 편이 현실적이다.

걸음 수를 기록하는 기기도 이런 습관을 확인하는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 화면에 나타난 숫자만으로 하루의 건강관리를 성공과 실패로 나누기보다, 어떤 날에 움직임이 줄어드는지 살펴보는 방식이다. 회의가 몰리는 날이나 이동이 적은 날을 파악하면 짧게 걸을 수 있는 시간을 일정에 넣기가 수월해진다. 목표 역시 생활 패턴에 맞춰 조정해야 오래 유지할 수 있다.

이번 연구가 제시하는 생활상의 시사점은 걷기 목표를 개인의 여건에 맞춰 설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걸음 수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 사람은 활동량을 늘리고, 시간이 부족한 사람은 가능한 구간에서 보행 강도를 조절하는 식이다. 건강을 위한 걷기를 이어가려면 하루의 숫자에 매달리기보다 자신이 반복할 수 있는 움직임을 찾는 과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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