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스마트폰에 표시된 걸음 수를 보고 운동이 부족했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다. 하루 만 보를 건강관리의 기준으로 삼다 보면 목표를 채우지 못한 날의 움직임은 별 의미가 없는 것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나 최근 연구는 걷기의 건강상 이점을 평가할 때 전체 걸음 수와 함께 걷는 강도도 살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지난 9월 공개된 호주 모나시대와 시드니대 연구진의 연구에 따르면, 하루에 걷는 양이 적더라도 상대적으로 빠르게 걷는 생활 패턴은 낮은 사망 위험과 관련이 있었다. 빠른 걸음이 어려운 사람에게는 편안한 속도로 걸음 수를 늘리는 방식도 의미 있는 선택지가 될 수 있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영국 스포츠의학저널’에 발표됐다.
연구진은 영국 바이오뱅크에 참여한 중년·고령자 10만3684명의 활동 측정 자료를 활용했다. 참가자들은 2013년부터 2015년 사이 일주일 동안 활동 측정 기기를 착용했다. 연구진은 이 자료를 바탕으로 하루 걸음 수와 걷기 강도의 다양한 조합이 이후 사망 위험과 어떤 관계를 보이는지 분석했다. 단순히 많이 걷는 사람과 적게 걷는 사람을 비교하는 데서 나아가, 같은 활동량에서도 걸음의 강도가 갖는 의미를 살핀 것이다.
이번 연구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걸음 수 목표를 적용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업무나 돌봄으로 긴 산책 시간을 확보하기 어려운 사람이라면 일상에서 걷는 구간 일부를 조금 더 활기차게 활용할 수 있다. 반대로 빠르게 걷기 힘든 사람은 무리하게 속도를 높이기보다 자신의 여건 안에서 걷는 양을 점진적으로 늘리는 접근이 가능하다. 연구진도 시간과 신체 능력, 주변 환경에 따라 실천 방법을 달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