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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설사 날 때 약부터 먹어도 되나, 주의할 상황은

지사제는 증상 완화용일 뿐 원인 치료 아냐, 혈변·고열 동반되면 복용 삼가야

메디닉스 정하준기자|입력 |조회 1
AI세줄 요약
  • 설사 원인 따라 지사제 복용 여부 달라야
  • 혈변이나 고열 동반되면 복용을 삼가야 안전
  • 물과 전해질 충분히 보충하며 지켜봐야

AI 기술로 자동 요약한 내용입니다.

복통을 호소하며 배를 감싸 쥔 남성의 모습
위 이미지는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제작했습니다. [그림=메디닉스DB]

갑자기 배가 뒤틀리듯 아프면서 설사가 시작되면 서둘러 약국을 찾아 지사제부터 챙기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설사는 몸이 유해한 균이나 독소를 밖으로 내보내려는 방어 반응인 경우가 적지 않아, 증상을 무조건 억제하는 약을 함부로 먹는 것이 오히려 회복을 늦출 수 있다. 설사 원인과 상황에 따라 약을 써야 할 때와 참아야 할 때가 다르므로 이를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설사를 일으키는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노로바이러스나 로타바이러스 같은 바이러스성 장염, 살모넬라균이나 병원성대장균 등에 의한 세균성 식중독이 대표적이며, 상한 음식이나 오염된 물을 섭취했을 때도 급성 설사가 나타난다. 이밖에 과민성장증후군처럼 스트레스와 관련된 만성적 원인, 특정 음식에 대한 유당불내증이나 알레르기 반응으로 인한 설사도 흔하게 발생한다.

약국에서 흔히 판매되는 지사제는 대부분 장의 운동을 느리게 만들어 대변이 장에 머무는 시간을 늘리고, 수분 흡수를 도와 묽은 변을 굳히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이런 약은 여행 중이거나 중요한 일정을 앞두고 배변 횟수를 줄이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설사의 근본 원인을 치료하는 약은 아니라는 점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문제는 세균이나 그 독소가 원인인 급성 장염에서 지사제를 함부로 사용할 경우다. 장운동을 억제하면 몸 밖으로 배출돼야 할 균과 독소가 장 안에 오래 머물면서 오히려 증상이 악화하거나 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원인이 불분명한 급성 설사에는 지사제를 임의로 복용하기보다 전문가와 상담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약사가 손님에게 지사제 복용법을 설명하는 모습

지사제 복용 전 약사와 상담하는 것이 안전하다 [그림=메디닉스DB]

특히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오거나 검은 변이 보이는 경우, 38도 이상의 고열이 동반되는 경우, 복통이 참기 힘들 정도로 심한 경우에는 지사제 복용을 피해야 한다. 이런 증상은 세균성 이질이나 염증성 장질환 등 지사제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질환의 신호일 수 있어 바로 의료기관을 찾아 진료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

지사제도 성분에 따라 쓰임이 다르다. 로페라마이드 계열은 장운동을 직접 억제하는 작용이 강해 세균성 장염이 의심될 때는 권장되지 않는 반면, 유산균이나 정장제 성분은 장내 환경을 조절해 비교적 부작용이 적은 편이다. 어떤 약이 자신의 상황에 맞는지 판단하기 어렵다면 약사와 상담한 뒤 선택하는 것이 안전하다.

소아와 고령자, 임신부는 설사로 인한 탈수가 더 빠르게 진행될 수 있어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소아는 체중 대비 수분 손실이 커 탈수 위험이 높고, 고령자는 신장 기능 저하로 전해질 불균형이 쉽게 발생한다. 이들 대상은 임의로 지사제를 먹이기보다 증상 초기부터 의료진과 상의하는 것이 권장된다.

설사가 지속될 때 가장 먼저 챙겨야 할 것은 지사제가 아니라 수분과 전해질 보충이다. 설사와 함께 몸속 수분과 나트륨, 칼륨 등이 함께 빠져나가기 때문에 방치하면 어지럼증이나 무기력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물만 마시기보다 약국에서 구할 수 있는 경구수액이나 이온음료를 조금씩 자주 나눠 마시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집에서 물을 마시며 수분을 보충하는 여성의 모습

설사 중에는 수분과 전해질 보충이 우선이다 [그림=메디닉스DB]

설사 기간에는 장에 자극을 주는 음식을 피하는 것이 회복에 도움이 된다. 기름진 음식이나 매운 음식, 카페인이 든 커피와 술은 장운동을 자극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대신 흰죽이나 미음처럼 소화가 쉬운 음식을 소량씩 나눠 먹고, 증상이 가라앉을 때까지는 자극적인 식사를 미루는 것이 좋다.

설사가 이틀 이상 지속되거나 하루 열 차례 이상 묽은 변을 보는 경우, 소변량이 눈에 띄게 줄고 입이 마르는 등 탈수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자가 치료에 의존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 증상이 가볍더라도 집단생활을 하는 공간에서 발생했다면 전파 가능성을 고려해 위생 관리에도 신경 써야 한다.

결국 지사제는 상황에 맞게 보조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약이지, 모든 설사에 우선적으로 써야 하는 약은 아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설사가 시작됐다면 무리하게 참거나 약으로 억누르기보다 수분을 충분히 보충하면서 몸 상태를 지켜보고, 혈변이나 고열 같은 위험 신호가 나타나면 지체 없이 병원을 찾는 것이 가장 안전한 대처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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