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배가 꾸르륵거리며 화장실을 반복해서 찾게 되는 설사는 누구나 한 번쯤 겪는 흔한 증상이다. 대부분 며칠 안에 저절로 좋아지지만 증상이 심하거나 오래가면 탈수와 영양 불균형으로 이어질 수 있어 초기 대처가 중요하다. 물을 충분히 마시고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는 것만으로도 회복 속도를 앞당길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설사가 생기는 원인은 다양하다. 상한 음식이나 오염된 물을 먹고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급성 설사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스트레스나 과민성 장 증후군처럼 장의 운동이 예민해져 생기는 경우도 있다. 유제품을 소화하지 못하는 유당불내증이나 특정 약물의 부작용으로 설사가 나타나기도 하므로 최근 먹은 음식과 복용 중인 약을 함께 떠올려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설사가 시작되면 가장 먼저 챙겨야 할 것은 수분과 전해질 보충이다. 설사를 통해 몸속 수분과 나트륨, 칼륨이 함께 빠져나가기 때문에 물만 마시는 것보다는 경구수분보충염을 물에 타 마시거나 묽은 미음, 이온음료를 조금씩 자주 나눠 마시는 것이 좋다. 한 번에 많은 양을 마시면 장을 자극해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소량씩 자주 마시는 방식이 권장된다.
장이 예민해진 상태에서는 소화가 쉬운 음식 위주로 식사를 구성하는 것이 회복에 도움이 된다. 흰죽이나 미음, 잘 익힌 바나나, 구운 식빵처럼 기름기가 적고 부드러운 음식은 장에 부담을 덜 주면서 필요한 열량을 채워준다. 하루 이틀은 소량씩 자주 먹는 방식으로 장이 적응할 시간을 주는 것이 통째로 굶는 것보다 회복에 유리하다고 알려져 있다.

소화 쉬운 음식으로 장 회복 돕기 [그림=메디닉스DB]
반대로 커피나 탄산음료 같은 카페인 음료, 우유와 치즈 등 유제품, 기름지고 매운 자극적인 음식은 장운동을 더 활발하게 만들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당분간 피하는 것이 좋다. 술 역시 장 점막을 자극하고 탈수를 부추길 수 있어 증상이 완전히 가라앉을 때까지는 삼가야 한다.
약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지사제를 증상 초기에 임의로 복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주의가 필요하다. 세균성 장염처럼 몸이 스스로 나쁜 균이나 독소를 배출하려는 과정에서 설사가 나는 경우 지사제로 장 운동을 억지로 멈추면 오히려 회복이 늦어지거나 증상이 길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발열이나 혈변이 동반된 상태라면 지사제 복용 전 의료진과 상담하는 것이 안전하다.
감염성 설사는 손이나 조리 도구를 통해 다른 사람에게 옮을 수 있어 위생 관리도 함께 신경 써야 한다. 질병관리청은 화장실 사용 후와 조리 전후에 비누로 30초 이상 손을 씻고, 육류나 해산물은 충분히 익혀 먹으며, 조리한 음식과 날음식을 다루는 도마와 칼을 구분해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위생 관리로 감염성 설사 예방하기 [그림=메디닉스DB]
다음과 같은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병원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안전하다. 하루에 여러 차례 물설사가 지속되면서 소변량이 눈에 띄게 줄거나 어지럼증, 심한 무기력감이 동반될 때, 혈변이나 검은색 변이 보일 때, 38도 이상의 고열이 함께 날 때는 단순한 소화불량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 특히 영유아나 고령자는 성인보다 탈수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어 증상이 하루 이상 지속되면 미루지 말고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설사가 2주 이상 이어지거나 좋아졌다 나빠지기를 반복하는 만성 양상을 보인다면 감염이 아닌 다른 원인을 살펴봐야 할 수도 있다. 대한소화기학회 등 관련 학회에서는 만성 설사가 지속될 경우 염증성 장질환이나 갑상선 기능 이상 등 기저 질환과의 연관성을 확인하기 위한 검사를 권고하고 있어 자가 판단으로 방치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상에서는 충분한 휴식과 함께 미지근한 물이나 보리차를 자주 마시고, 증상이 가라앉은 뒤에도 하루 이틀은 기름진 음식과 카페인을 피하며 서서히 평소 식단으로 되돌아가는 것이 재발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 증상이 가볍더라도 이틀 이상 나아지지 않거나 위에서 언급한 위험 신호가 나타나면 참지 말고 의료기관을 찾아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