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에는 아침 일찍 식사하다가 주말이면 늦잠을 자고 점심 무렵 첫 끼를 먹는 사람이 적지 않다. 저녁 역시 평일보다 몇 시간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평일과 주말 사이 식사 시간이 크게 달라지는 생활습관이 일부 사람의 심혈관 건강과 연관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026년 9월 1일 국제학술지 Communications Medicine에 발표된 연구에서 프랑스 연구진은 NutriNet-Santé 코호트에 참여한 성인 10만4806명의 식사 기록과 건강 데이터를 분석했다. 참가자의 평균 연령은 42.7세였으며 연구진은 평일과 주말의 첫 번째와 마지막 칼로리 섭취 시간을 비교해 이른바 이팅 제트래그 정도를 평가했다.
이팅 제트래그는 평일과 휴일의 식사 시간이 달라지면서 신체가 일종의 시차를 경험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평일에는 일정한 시간에 식사하지만 주말마다 첫 끼와 마지막 식사 시간이 크게 이동하면 몸의 생체리듬과 식사 리듬 사이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개념이다.
연구진이 중앙값 8.1년 동안 참가자들을 추적한 결과 남성에서는 평일과 주말의 식사 시간 차이가 커질수록 심혈관질환과 관상동맥질환 위험이 높게 나타나는 연관성이 확인됐다. 식사 시간 차이가 한 시간 증가할 때 심혈관질환 위험은 약 14%, 관상동맥질환 위험은 약 21% 높게 나타났다. 다만 여성에서는 같은 수준의 통계적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특히 주말 식사 시간이 평일보다 앞당겨진 남성은 식사 시간을 비슷하게 유지한 집단과 비교했을 때 심혈관질환과 관상동맥질환 위험이 각각 높게 관찰됐다. 반대로 주말에 식사 시간이 늦어진 경우에도 관상동맥질환 위험 증가와 관련성이 나타났다. 연구진은 단순히 늦게 먹는 것만이 아니라 평일과 주말 사이 식사 리듬이 크게 흔들리는 현상 자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식사 시간과 생체리듬의 관계는 최근 건강 연구에서 중요한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 몸은 수면과 각성뿐 아니라 혈당 조절, 호르몬 분비, 소화와 에너지 대사 역시 하루 주기에 영향을 받는다. 식사 시간이 매일 크게 달라지면 이러한 생체시계와 음식 섭취 사이의 조화가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매일 같은 시각에 정확하게 식사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직장이나 모임, 개인 일정에 따라 식사 시간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는 주말마다 아침을 건너뛰고 오후에 첫 끼를 먹거나 새벽까지 야식을 먹는 식으로 평일과 휴일의 식사 패턴이 지나치게 벌어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연구는 관찰 연구이므로 불규칙한 식사 시간이 심혈관질환을 직접 일으킨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특히 연구에서 관련성이 주로 남성에게서 확인된 만큼 성별에 따른 차이가 왜 발생했는지 추가 연구도 필요하다. 식사 내용과 운동량, 흡연, 음주, 기존 건강 상태 등 다양한 요인이 심혈관질환 위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다만 건강한 식생활은 무엇을 먹느냐뿐 아니라 언제 먹느냐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평일과 주말의 기상 시간과 식사 시간이 크게 달라지는 사람이라면 갑자기 엄격한 식사 계획을 세우기보다 첫 끼와 저녁 식사 시간을 조금씩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방법이 현실적인 건강관리 습관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