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한쪽이 욱신거리는 증상이 반복돼도 피로나 스트레스 탓으로 넘기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편두통은 단순히 머리가 아픈 증상이 아니라 신경계와 혈관, 수면, 대사 상태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관련되는 질환이다. 최근 약 48만 명을 분석한 대규모 연구에서는 편두통 발생과 연관된 혈액 속 대사체 패턴까지 확인되면서 편두통을 보다 폭넓게 이해해야 한다는 근거가 제시됐다.
국제학술지 iScience에 최근 발표된 연구에서는 영국 바이오뱅크 참가자 47만9760명의 혈액 자료를 활용해 251종의 혈장 대사체를 분석했다. 추적 기간 동안 병원에서 새롭게 편두통을 진단받은 사람은 6724명이었다. 연구진은 편두통 발생 여부와 혈중 지질 및 여러 대사 지표 사이의 관계를 살펴봤다.
분석에서는 고밀도지단백인 HDL과 관련된 일부 지표가 높을수록 향후 편두통 발생과 반대 방향의 연관성을 보인 반면, 중성지방이 풍부한 지단백과 초저밀도지단백인 VLDL 관련 지표는 편두통 발생과 같은 방향의 연관성을 나타냈다. 연구진은 유전적 특성과 수면, 뇌 기능, 정서적 특성과 연관된 대사체를 포함해 편두통과 관련성이 높은 12개 주요 대사 지표도 선별했다.
다만 이러한 결과를 두고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 수치가 편두통을 직접 일으킨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 이번 연구는 대규모 혈액 자료에서 편두통과 함께 나타나는 생물학적 패턴을 확인한 것으로, 각각의 대사체가 편두통 발생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밝히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편두통의 특징을 아는 것도 중요하다. 세계보건기구는 편두통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일차성 두통질환으로, 발작이 일반적으로 4시간에서 72시간 지속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흔히 한쪽 머리에서 중등도 이상의 박동성 통증이 나타나며 일상적인 움직임에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구역이나 구토, 빛과 소리에 대한 과민 반응이 동반되기도 한다. 일부 환자에서는 두통이 시작되기 전 시야가 흐려지거나 번쩍이는 빛이 보이는 조짐 증상이 나타난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역시 편두통을 일상생활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질환으로 설명하며, 수면장애와 정신건강 문제, 통증 등 다양한 동반 문제가 함께 나타날 수 있다고 안내한다. 특히 수면장애는 편두통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어 반복적인 두통이 있다면 통증 발생 시간과 수면 상태, 음식, 스트레스 등의 변화를 기록하는 두통 일기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주의해야 할 점은 모든 심한 두통이 편두통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편두통의 조짐 증상은 일과성허혈발작이나 뇌졸중 증상과 비슷하게 나타날 수 있다. 질병관리청은 특히 고령자이거나 기존과 다른 조짐이 나타나고 증상이 평소보다 오래 지속되는 경우 뇌영상 검사 등 추가 평가가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반복되는 두통을 진통제로만 버티기보다는 통증의 양상과 횟수, 동반 증상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편두통은 단순히 머리가 아픈 하루의 문제가 아니라 생활과 업무 능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신경계 질환이다. 최근 연구가 보여주듯 편두통을 이해하는 범위도 뇌와 신경을 넘어 대사와 혈관 건강까지 넓어지고 있다.